“한국 현대사와 개인사, 가족사의 만남. 처음엔 카메라를 든 연출자로서 카메라 뒤에 숨으려고 했다… 결국 이 영화는 내가 살면서 딱 한번밖에 할 수 없는 이야기가 되었다”
난 어릴 적부터 ‘백두산 호랑이’라는 별명을 가진 이모 할아버지가 집안의 은인인 훌륭한 분이라고 듣고 자라왔다. 그런데 어느 날, 이모 할아버지에 대한 엄청나게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 나는 진실을 밝혀 내겠다는 각오로 50여 년 전의 ‘백두산 호랑이’에 대한 추적을 시작한다. 하지만 상황은 꼬여 가고 언제부턴가 무관심했던 가족들의 인생에 깊숙이 들어가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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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어릴 적부터 ‘백두산 호랑이’라는 별명을 가진 이모 할아버지가 집안의 은인인 훌륭한 분이라고 듣고 자라왔다. 그런데 어느 날, 이모 할아버지에 대한 엄청나게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 나는 진실을 밝혀 내겠다는 각오로 50여 년 전의 ‘백두산 호랑이’에 대한 추적을 시작한다. 하지만 상황은 꼬여 가고 언제부턴가 무관심했던 가족들의 인생에 깊숙이 들어가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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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학살 희생자의 유가족들에게 이 영화를 보여주고 싶다”more
백두산 호랑이. 어린 시절부터 ‘한국전쟁의 영웅’인 이모 할아버지가 훌륭한 분이라는 말을 듣고 자란 구본환 감독은 그를 자랑스러운 이모 할아버지로 믿고 자랐다. 그러나 군대에서 접하게 된 학살사건 프로그램을 시청하다가, ‘백두산 호랑이’라 불리던 자신의 이모 할아버지가 결코 자랑스러운 인물이 아님을 알게 되고 그의 훈장들이 가지는 의미(학살의 대가로 주어진)를 경악하게 되고 절망하게 된다. 구본환 감독은 자신의 이모 할아버지가 민간인 학살의 주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진실을 찾기 위해 이를 작품으로 만들어 낼 결심을 하게 된다. <백두산 호랑이를 찾아서>는 ‘백두산 호랑이’라 불리던 김종원의 일대기를 재구성하는 영화가 아니다. 그저 그의 가족들의 이야기와, 여순 민간인 학살 사건의 유가족을 찾아가서 이모 할아버지 대신 구본환 감독이 용서를 구하는 장면 등 ‘백두산 호랑이’를 찾아나선 감독의 고민과 그의 가족사를 담담하게 담아낸다.
Tip
‘백두산 호랑이’란…
‘백두산 호랑이’란 지금으로부터 일제시대 일본군 하사관 출신으로 해방정국 속에서 한국전쟁에 이르는 동안 1948년 여수 순천 학살사건, 경남 마산, 거제, 양산, 포항 등 곳곳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사건으로 악명을 떨치며 수많은 양민들을 학살했던 김종원씨를 이르는 말이다. 1950년 포항•영덕 지구 전투에서 공을 세우면서 ‘백두산 호랑이’로 불리기 시작했으며, 미국 정보부에서 붙여준 그의 별명은 ‘타이거 김’으로, 대부분의 민간인 희생자들은 그를 ‘백두산 호랑이’ 라고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