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은(김지미)은 김사장(이예춘)의 첩살이를 하면서, 몰락한 집안의 유일한 경제원 노릇을 하고 있다. 그녀는 김사장의 일방적인 행동과 자유롭지 못한 일상에 괴로워하면서 고독감에 자살을 시도한다. 그러나 그 순간 이 집에 침입해 들어온 이민구(오영일)가 그녀의 입을 틀어막는다. 이민구는 아내의 외도를 목격한 순간 아내의 정부가 휘두른 칼에 아내를 잃고서 살인누명을 쓰고 도망 다니는 중이었다. 미은은 그를 다락방에 숨겨주게 되고, 두 사람은 서로의 고독하고 자유롭지 못한 처지를 동정하면서 서로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그녀의 외도를 의심하는 김사장은 결국 그의 존재를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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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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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누명으로 쫓기는 남자와 돈 때문에 첩살이를 하는 여자가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내용으로, 범죄물과 멜로물의 특색을 함께 보여주는 작품이다. 두 사람은 세상에 당한 배신과 고독을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풀어나가려 하지만, 둘을 둘러싼 환경은 이미 결말이 지어져 있다. 남자 주인공의 누명을 끝내 풀어주지 않는다는 점, 두 사람이 결국 이별로 치닫게 된다는 점에서 비관적인 세계관을 지닌 영화라고 볼 수 있으나, 오형사(김석훈)의 인간적인 면모에 대한 묘사나 김사장의 태도 변화 등에서 미약하나마 희망을 말하기도 한다.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