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은 쿠르드족 10대 소년들과 아이들의 이야기다. 터키 내 수용소에 수감돼 있는 그들은 단지 쿠르드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더 억압받는다. 언제나 고된 노동에 시달리고 간수의 폭력 앞에 무방비 상태다. 영화는 수용소 내의 인권 억압과 소년들의 고통, 감당하기 힘든 노동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교도소장 앞에서 하나의 트집이라도 잡히는 날이면 그들은 간수의 혹독한 폭력에 시달린다. 옷이 다 벗겨진 채로 모멸감에 시달리는 일도 허다하다. 간혹 운동을 하기도 하지만 그건 현실의 벽을 넘을 수 있는 달콤한 꿈이 되지 못한다. 그들에게는 두 가지 선택밖에 없다. 교도소를 탈출하거나 죽음을 무릅쓰고 그저 살아가는 것이다. 아니면 더 나은 교도소로 이감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실은 언제나 그렇듯 냉정하다. 영화는 끝까지 그들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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