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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Desert Dream Hyazgar

2007 한국,프랑스 청소년 관람불가

드라마 상영시간 : 125분

개봉일 : 2007-11-08 누적관객 : 976명

감독 : 장률

출연 : 서정(최순희) 바트을지(항가이) more

  • 씨네217.00
  • 네티즌7.41

떠나는 자와 남는 자의 마지막, 경계

사막과 초원의 경계, 그 끝에서 만난 한 포기 희망

몽골과 중국의 변경 사막지대에 있는 작은 마을. 그 곳 사람들은 계속되는 사막화로 하나 둘 마을을 떠난다. 뽈나무 묘목을 심으며 사막화와 싸워나가던 항가이는 땅을 지켜내겠다는 신념 하나만으로 버텨내지만, 아내와 딸조차 울란바토르로 향하고 외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탈북자 최순희와 그녀의 아들 창호가 그의 집에 머무르게 되고, 단 한마디의 말도 통하지 않는 그들에게도 평화로운 시간들이 찾아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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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별점 (3명참여)

  • 8
    김지미초원으로, 삶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관조적이고 시선의 미덕 그러나 아쉬운 대사들
  • 6
    박평식느리고 무겁게 틔우는 희망의 싹
  • 7
    황진미사막처럼 건조하고 정갈한 영화. (무)표정 연기가 압권
제작 노트
About Movie

사람, 공간, 언어, 마음
그 모든 것의 '계'(界)를 이야기하다!


중국의 소수 민족으로서,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동포로서 경계의 삶을 살아온 장률 감독은 <경계>에서 ‘계(界)’에 대한 모든 것을 펼쳐놓고자 한다. 그가 언급했듯이 국경만이 아니라 사람들 마음 속에 존재하는 무언의 경계, 그 미묘하고도 본질적인 무언가가 진정한 리얼리티 속에 건조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드러나 있는 영화가 바로 <경계>이다.

몽골과 중국 국경 근교의 사막과 초원 사이에서 초원을 살리기 위해 분투하는 유목민 남자 항가이 역시 경계에 서있는 인물이다. 사막화로 인해 사람들 모두가 마을을 떠나가고, 항가이 가족 역시 그 상황에 자유롭지 못하다. 결국, 아내와 딸은 병 치료를 위해 울란바토르로 향하고 그는 혼자 남아 나무를 심으며 자리를 지킨다. 그러던 어느 날 밤, 그의 집 앞에 누군가가 서있는 것을 발견한다. 여자와 사내아이였다. 그들이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 어느 나라 사람인지 그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하루하루가 지나며 자연스럽게 그들은 함께 묘목을 심고, 마유주를 마시며 소똥을 줍는다. 생활의 일부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렇게 하나의 가족이 되어버린 그들에게는 몽골과 북한이라는 국가도, 단 한 마디 통하지 않는 언어도, 지금까지 살아온 공간의 경계도 아무런 의미가 없어 보이는 듯하다. 하지만 감독은 연정을 품은 항가이와의 관계를 거부하고 자신을 겁탈하려 했던 다른 사람에게 몸을 맡기는 최순희의 캐릭터를 통해, 엇갈리는 항가이와 최순희 모자를 통해 우리의 삶 구석구석에 운명처럼 덧씌워진 ‘계’의 모습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망종>에 이어 새로운 울림을 예고하는 감동과 희망의 메시지!

세계 영화계에 파장을 일으키며 뜨거운 호평을 받았던 장률 감독의 전작 <망종>은 김치를 팔며 성실하게 살아가는 조선족 모자 최순희와 창호의 이야기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녀의 앞에 닥쳐오는 절망적인 상황들을 관조적이면서도 서정적으로 담아내며 다큐멘터리적인 리얼리티의 느낌을 강조해 많은 찬사를 받았다. 절망적인 상황 그 자체에 그치지 않고, 절망과 희망을 하나의 고리로 연결해 감동과 희망의 메시지를 선사했던 그가 <경계>에서 또 한 번 최순희와 창호라는 이름의 캐릭터를 등장시키며 새로운 울림을 예고한다.

한국, 몽골, 중국
소통과 낯설음의 대화가 시작되다!


중국 국적의 감독과 한국 국적의 여주인공, 몽골 국적의 남자주인공.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서 통역사만 해도 3명이 필요했다. 몽골, 그것도 시내와는 동떨어져 있는 광활하고도 삭막한 사막과 초원 지대에서의 촬영은 그들 모두에게 있어서 크나큰 모험이었을 것이다. 물론 현지 코디네이터와 통역사가 있었지만, 영화에서 만큼이나 감독과 배우들은 서로 말이 없었다. 감독은 배우들에게 직접적인 요구나 구체적인 지시를 하지 않았고, 무언의 소통방식에 중심을 두었다. 그렇듯 서로 다른 3개국의 스태프들이 참여함에 따라 우려되었던 언어와 관련한 혼란과 오해는 촬영 중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너무나도 다른 백그라운드를 가진, 그리고 소통할 수 없는 상이한 언어를 가진 항가이와 최순희. 이렇듯 소통의 매개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그들의 역할을 이해하기 위해, 항가이와 최순희 그 자체가 되기 위해 의도적으로 ‘낯설음’을 잊지 않으려 애썼던 배우들.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많은 롱테이크 숏을 촬영함에 있어서도 많은 대화가 오가지 않았다. 감독은 촬영 중 극도로 말을 제한하였으며 스스로를 외로움과 공허함의 공간 속에 한정시켰고, 서정과 바트을지는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어색한 상황을 그대로 방치해 두었다. 그들은 인간이라는 존재가 소소하리만큼 느껴지는 몽골의 거대한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을 맡기고 극에 빠져들었던 것이다. 대화와 의논을 거듭하지는 않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자연스럽고도 긴밀한 호흡이 오갔다. 각자의 역할에 빠져들고, 또 서로의 역할에 동화된 그들은 한국과 몽골의 배우라는 점이 무색하리만큼 항가이와 최순희로서의 소통에 성공했다. 특유의 절제된 대사와 행동들은 오히려 서정적으로 그려지며 압축적이고 암시적인 효과를 자아낸다. 최순희와 항가이, 창호 그리고 감독과 나머지 배우들이 소통과 낯설음이라는 아이러니한 상황 가운데 묘한 조화를 이루며 영화에 긴장감과 평화로움을 동시에 불어넣었기에 <경계>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무의식을 표현하라!
배우 서정, 탈북 여성 최순희의 거친 호흡을 완벽하게 담아내다!


영화 속 최순희의 캐릭터는 어딘가 경직되어 있으며 매우 예의 바르다. 크게 소리 내어 웃거나 울지 않으며 변화 없는 표정과 말투를 유지한다. 남편과 아들 창호와 함께 북한에서 몽골로 오는 도중 두만강에서 남편을 잃는다. 여기까지가 영화에서 보여지는 최순희의 모습이다. 처음 시나리오부터 몇 년을 걸어왔는지 어디로부터 왔는지, 그녀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아무런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다. 배우 서정은 그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최순희’의 모든 것을 스스로 만들어가야만 했다. 그래서 그녀는 최순희라는 여자가 두만강에서 몽골까지 2년 정도를 걸어왔다는 설정 아래, 역할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감독이 주연 배우들에게 요구한 것은 딱 한 가지였다. 항가이 역을 맡은 바트을지에게는 ‘죽은 생선의 눈’을, 최순희 역의 서정에게는 ‘무의식을 표현’하라는 것이었다. 배우로서 혹은 실제로 경험해본 적이 없는, 그것도 너무나도 막연하고 추상적인 개념의 것을 표현해내기란 쉽지 않았다. 그것은 영화 속에서 최순희가 드러나지 않아야 하며, 관객들에게 그녀의 고통과 안타까움, 억울함 등을 직접적으로, 감성적으로 호소하지 말라는 말과도 같았다. 즉, 많은 작가영화에 출연하며 강한 연기를 보여줬던 배우 서정이지만 최순희의 역할은 그전의 그것들과는 확연하게 달랐던 것이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생소하고 막연한 나라인 몽골에서의 촬영은 물론이고, 상상하지도 못했던 탈북 여성이라는 역할까지 그 모든 것이 그녀에게는 새로운 모험과도 같았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다시 사고하고 시작해야 했기에 일주일 정도 실제 유목민의 집에서 그들과 똑같은 생활을 경험했다. 할머니부터 시작해서 7명의 손자손녀들이 바글거리는 실제 유목민의 집에서 소유주를 끓이고 소젖을 짜고, 소똥을 줍는 등 그들의 생활 그 자체를 실제로 배우고 체험했다. 몇 년을 걸어왔을지 모르는 최순희의 걸음걸이로 걷기 위해 아침부터 해가 지기까지 걷고 또 걸었다. 극중 최순희의 아들 창호 역의 신동호도 투입되어 함께 걸었다. 또한 탈북자와 2달 동안 살면서 말 훈련 및 인사법, 손의 위치, 각도, 시선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훈련 받았다. 이렇게 여러 훈련과 고증을 거쳤기에 불안함과 긴장감을 간직한, 욕망을 억제하고 분출함에 자유롭지 못한 거친 호흡의 탈북자 최순희로 완벽하게 분할 수 있었다. 모든 것을 비움으로써 시작한 최순희의 감정은 결국 더욱 깊고 큰 울림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채우며 영화의 여운을 극대화시킨다.


Production Note

몽골의 사막과 초원 지대의 경계를 뜻하는 ‘히야쯔가르’란 원제를 가지고 있는 <경계>는 사막을 소재로 나무를 심는 남자의 이야기를 해보지 않겠냐는 한국 제작사의 제안으로 시작 되었다. 감독은 거기에 길 떠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덧붙이고 싶었다. 그래서 중국과 몽골에 있는 많은 탈북자들과 그들이 북에서 중국 땅으로, 몽골 땅으로 넘어가기까지의 방대한 여정을 생각하며 몽골에서의 촬영을 실행에 옮기게 되었다.

<경계>는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차로 8시간이나 달려야 나오는 사막과 초원의 한가운데에서 촬영되었다. 서정은 실제 유목민과 게르(유목민의 집)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일주일 동안 안 씻어본 적도 있을 정도로 역할에 몰입했고, 감독과 스텝 역시 두 달 동안 딱 한번 목욕을 했을 정도로 몽골이라는 지역에 흠뻑 취하여 촬영에 임했다. 지평선 밖에 보이지 않는 허허벌판에, 거칠고 불안정한 탈북자의 심리를 따라가기 위해 핸드헬드(handheld)를 기본으로 찍었다. 풀과 사막, 초원의 황량한 공간감을 표현하기 위해 모든 것은 몽골이라는 지역의 리듬에 맞게 변해갔다.

2006년 7월 17일 시작된 촬영은 중국 국적의 감독과 한국 배우들, 몽골 배우들 그리고 핸드헬드를 감행한 촬영감독, 숨막힐 정도의 광활한 자연 속에서 열정적으로 촬영에 임한 스태프들의 수고가 더해져 8월 19일, 28회를 마지막으로 촬영을 마쳤다. 이후 후반작업은 한국과 프랑스에서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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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와 스탭

감독

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