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부터 지금에 이르는 인류의 전쟁을 음식으로 표현한 단편. 소시지(독일)가 프렌츠프라이(프랑스)와 피시앤칩스(영국)를 침략하고, 초밥(일본)이 햄버거(미국)의 한 조각을 공격하고, 또다시 햄버거가 초밥에 거대한 고깃덩이를 던져넣는 모습을 통해 지구의 케첩(피)에 젖은 지난날을 돌아보는 재미가 흥미진진하다. 특히 거대하게 솟은 두개의 햄버거 타워를 케밥(아프가니스탄)이 공격하는 장면이나 김치(한국)들끼리 벌건 국물을 흘리며 싸워대는 모습에서는 슬쩍 미소를 짓지 않을 수 없다. 단출하지만 지적인 유머감각만 있다면 직유법도 구태의연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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