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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신의 매우 늦은 오후

Faunovo velmi pozdní odpoledne The Very Late Afternoon of a Faun

1983 체코

코미디 상영시간 : 99분

감독 : 베라 히틸로바

출연 : 레오스 수카리파(판) 리부세 포스피실로바(보스) more

  • 네티즌6.40
돈 주앙 콤플렉스를 가진 위트 있는 독신남 판(레오스 수카리파)은 여인들과의 사랑에 삶의 의미를 두고, 잠깐의 성애를 즐기기 위한 대상을 필사적으로 찾는 생활을 평생 반복했다. 그는 지금도 거울을 보면서 자신이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아침에 일어나 용변을 보면서도 오늘은 또 뭘 할까 아이처럼 고민하는 것이다. 젊은 여자의 야한 모습과 살짝 드러난 가슴을 보면서 함께 침대에 있고 싶다고 음흉한 눈빛을 보내고, 망원경을 이용해 반나체로 일광욕하는 여자들의 모습을 훔쳐보기도 한다. 하지만 자신의 죽음이 가까이 왔음을 느끼고는 우울증에 빠진다. 그렇게 점차 지난 자신의 생활양식에 대해 회의하기 시작한 그의 앞에 또 다시 젊고 매혹적인 여인이 나타난다. 그는 더 이상 그 여인에게 몰두하지 못한다. 모든 여인의 사랑을 독차지했다고 생각하는 이 늙은 남자는 수많은 여인들을 탐하는데 인생을 바쳤지만, 어느 순간 섹스가 아닌 사랑을 갈구하게 된 것이다. 이제 젊은 육체는 판에게 더 이상 매혹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죽음의 공포만을 일깨울 뿐이다. 그렇게 다른 여자들에게 눈길을 돌리느라 주변에서 자신을 돌봐준 비서 블라스타에게 무관심했던 판은, 그녀의 공백을 느끼고서 블라스타를 찾아 나선다.


늙음과 에로티시즘, 멈출 수 없는 시간이라는 세 가지 테마를 다룬 베라 히틸로바의 중기 대표작. 돈 주앙 콤플렉스를 가진 위트 있는 독신남 판은 여인들과의 사랑에 삶의 의미를 두고 잠깐의 성애를 즐기기 위한 대상을 필사적으로 찾는 생활을 평생 반복했으나, 죽음이 가까이 왔음을 느끼고 우울증에 빠져 자신의 생활 양식에 대해 회의하기 시작한다. 그런 와중에 매혹적인 젊은 여인이 나타나지만, 그는 더 이상 여인에게 몰두하지 못한다. 젊은 육체는 판에게 더 이상 매혹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죽음의 공포를 일깨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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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노트
<목신의 매우 늦은 오후>는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를 재해석한 유쾌한 드라마다. 베라 히틸로바의 영화들 중에서는 이례적으로 남자 주인공을 내세웠으며 늙음과 에로티시즘, 멈출 수 없는 시간이라는 세 가지 테마를 다룬 베라 히틸로바의 중기 대표작이다. 남자의 시선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영화는 80년대 자유로운 성 개념과 여성들의 모습을 탐구적으로 보여준다. 남자 주인공을 내세우긴 했지만 남성 캐릭터에 대한 히틸로바의 풍자는 계속된다. ‘늙음’이라는 주제 면에서는 90세 노인과 14세 소녀의 사랑을 그린 마르케스의 소설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을 보는 것 같고, 그에 대한 유쾌한 풍자라는 관점에서는 마치 부뉴엘의 <욕망의 모호한 대상>을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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