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도 같은 대추리, 평택 미군기지확장 저지 투쟁을 1년 동안 기록한 작품이다. 보상과 도시에 대한 유혹으로 마을의 분위기는 흉흉하지만, 주민들은 이웃과 땅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고 싶지 않다. 땅과 생명을 지키려는 작은 마음들이 군대와 경제를 앞세운 정부와 미국을 상대로 싸우고 있다. 언론과 사람들의 무관심에도 끝나지 않는 조용한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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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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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대추리 지킴이들이 광화문에 올라가 강제철거 반대, 노무현 정부 규탄을 외치다가 연행되는 사건이 있었다. 우루루 전경들이 몰려와서 광화문을 둘러싸고, 시위자들이 잡혀가고, 아수라장 같던 그곳의 상황이 종료되자 순식간에 광화문은 다시 관광객들을 위한 공간이 되었다. 사람들에게 해프닝일 수 있고, 달리 보면 여러 가지 논쟁도 있을 수 있지만, 카메라를 뺏고 뭔가를 감추고자하는 그들의 행동에서 우습게도 나는 ‘매트릭스’가 생각났다. 평화로운 가상의 세계와 전쟁이 끊이지 않는 현실. 지난 5월 4일, 대추분교가 철거되고 주민들이 통곡하던 전쟁 같은 대추리를 경험하면서, 순간 그 곳에서 벌어지던 일들이 현실이 아닌 것 같았다. 그렇게 믿고 싶었다. 정말 끝이라고 느꼈지만, 철저하게 고립된 지금의 대추리에도 여전이 사람이 살고 있다. 공포와 두려움, 절망을 극복하기 위해 밭을 일구고, 촛불행사를 하며, 이웃과 다투기도 하고, 술도 먹으면서. 국가, 공권력의 폭력이 이웃과 생명을 존중하는 사람들에게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