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죽으면서 타이에 형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범극(강대위)은 모든 것을 제쳐두고 타이로 떠난다. 형 문열(적룡)은 타이에서 이름난 킥복싱 선수로 활약을 하고 있었지만, 링 아래에서 일어나는 온갖 음모와 뒷거래가 그를 위험으로 몰아간다. 얼마 뒤 형제는 감격어린 조우를 하지만, 그들 앞에 폭력조직이 막아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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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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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우의 뒤를 이어 쇼브러더스의 간판스타로 떠오른 강대위와 적룡, 이들 황금 콤비의 활약은 ‘독고다이’로 움직이는 왕우와 달리 늘 함께하면서 인기를 양분했다. 장철 감독은 이들과 함께 과거의 시대를 탈피, 현대를 배경으로 한 장대한 피의 보복을 그린 <복수>의 성공으로 확실한 재미를 보았고, <권격>은 그 성공이 우연이 아님을 증명하는 또 한편의 현대극 액션영화다. 그리고 강대위와 적룡은 <복수>에 이어서 다시 한번 형제로 분해 각자가 지닌 개성을 마음껏 펼쳐 보인다. <권격>은 장점이 많은 영화이지만, 그에 반해 단점도 눈에 띄는 영화다. 이는 어쩔 수 없이 <복수>와 비교되면서 겪는 문제이지만, 장철의 한결같은 스타일이 도리어 작품에 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하나의 예가 되기도 한다. 먼저 장점부터 얘기하자면 쿵후나 검극영화를 벗어나 킥복싱을 액션의 도구로 차용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새로울 무술을 대하는 것은 권격영화 팬들에게는 대단히 흥미로운 경험이다. 지금은 세상 모든 무술이 새로울 것도 없지만, 쿵후영화와 검극영화만이(이 둘의 변형을 가한 영화도 있긴 했다) 존재하던 시기에 <권격>에서 만나는 타이란 이국적인 풍경과 킥복싱의 결합은 분명 효과가 있었다. 덕분에 스튜디오 중심의 <복수>와는 달리 야외촬영이 많아 화면이 시원스러운 장점을 가졌다. 문제는 이 대결이 링 위해서(링 아래의 난투극도 있지만 별 차이는 없다) 벌어진다는 데 있다. 장철 감독의 장기는 비장미와 화면을 피로 물들이는 액션 미학에 있다. 하나, 선수 보호라는 룰이 정해져 있는 링 위에서는 눈알을 뽑거나 팔을 잘라 외팔이로 만들기 힘들다. 결국 새로운 무술을 도입한 참신함과 두 배우의 매력은 여전함에도, 이 영화는 무대의 특성으로 인해 장철 특유의 유려한 폭력의 미를 꽃피우지 못한 것이 단점으로 남는다. 그럼에도 적룡의 팬들에게는 꽤 중요한 의미가 있다. <복수>는 강대위를 위한 영화였지만, <권격>은 적룡이 가진 강인한 남성미가 폭발하는 영화다. 미끈한 외모에 유난히 상반신 노출이 많은 덕분에, 조각 같은 육체미가 탄성을 자아내기 때문이다.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