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마스터카드, 아멕스, 다이너스, 비자카드가 있었다. 나는 좋은 소비자였고 유럽과 남미, 북미를 여행했다….” 아르헨티나 정유회사의 중역이었던 오스카르는 사치를 즐기던 중상류층이었다. 2001년 12월 은행이 모든 계좌를 동결하며 나라가 사실상 파산에 이르자 그 역시 빈털터리가 된다. 마당은 채소밭으로 변하고 손수 공예품을 만들어 물물교환 시장에 나가 달걀과 토마토를 구해오는 처지가 됐다. 문제는 턱도 없이 높은 주택구입 대출금이다. 결국 그와 그의 가족은 집을 비롯한 모든 걸 청산하고 스페인으로 이민가기로 결정한다. 그곳에서 생계가 될 발마사지와 요리 등을 배우고 준비하지만 ‘종이 부족’으로 여권조차 만들기 힘들다는 상황이나 가족과 다름없던 애완견을 처분하는 과정의 연속은 이렇게 해서 과연 밝은 미래를 되찾을 수 있을지 회의에 빠지게 한다. 마침내 출국장, 친척들은 눈물로, 오스카르 딸의 남자친구는 무기력한 눈길로 이들을 떠나보낸다. 2002년부터 3년 동안 한 가족을 추적하는 이 다큐는 국가와 개인, 가족과 행복에 대한 질문들을 특별한 개입없이 차근차근 던지며 스페인의 한적한 바닷가 마을에서 매듭을 짓는다. 이 가족은 결국 행복을 찾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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