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서 젊고 아름다운 키란은 평생 가장 절친한 친구이자 활달한 델릴라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이들이 사는 목가적인 인도의 마을에서 소녀들은 아직도 전통에 따라 부모가 정해준 소년과 결혼해야 한다. 따라서 키란은 가슴 깊이 자리 잡은 갈망을 애써 참아야 하는데, 어느 날 이웃에 사는 라잔이 그녀에게 델릴라에게 줄 연애 편지를 대신 써달라고 부탁한다. 이것이야말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기회라고 생각한 키란은 부탁을 들어주기로 마음먹고, 라잔의 이름으로 델릴라에게 열정적이며 시적인 연애 편지를 쓰게 된다.
그러나 델릴라는 라잔이 직접 쓴 편지가 아닐 것이라고 짐작하고는 자기 친구의 비밀을 곧 알아차린다. 키란은 이제 두 사람 사이의 우정이 끝났다고 두려워하지만, 델릴라는 자기 역시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고 고백함으로써 키란을 흥분시킨다. 이들은 다소 무모하게 연애를 시작하는데, 두 사람 사이의 강렬한 애정은 금세 양가 가족에게 발각된다. 마을 전체에 소문이 돌기 시작하자 델릴라의 어머니는 딸을 직면하고 키란과의 관계를 끊으라고 요구한다. 게다가 그녀는 체면을 지키기 위해서 델릴라의 결혼을 서두르기에 이른다.
이 소식에 망연자실한 키란은 델릴라에게 함께 도망가자고 한다. 그러나 델릴라가 자기 어머니를 거역하지 않으리라는 점을 깨달은 키란은 말 그대로 벼랑 끝으로 몰리는데, 그녀는 자신의 운명을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