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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킹 패밀리

Shocking Family

2006 한국 12세이상관람가

다큐멘터리 상영시간 : 111분

개봉일 : 2008-05-08 누적관객 : 594명

감독 : 경순

출연 : 경순 more

  • 씨네218.00
  • 네티즌6.73

안티가족 다큐멘터리

‘가족’의 통념을 뒤집는 유쾌한 도발이자,
아름다운 독립을 꿈꾸는 연대의 기록!


‘가족’은 늘 개인의 존재를 망각한다. 국가는 자주 그 ‘가족’을 이용한다.
그리고 개인은 종종 국가와 가족의 이름으로 자신의 존재를 상실한다.
가족 안에서 딸, 며느리, 엄마라는 역할만을 강요당한 채 상실되어가는 자아를 고민하고,
비로소 자신의 존재의미를 찾아가는 20대 세영, 30대 경은, 40대 경순의 시선을 통해
우리사회의 ‘가족’과 ‘혈연중심 가족주의’의 속내를 파헤치는 ‘안티가족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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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
    유지나가족으로 인한 상처라면 이 영화가 특효약이다
제작 노트
1. 연출계획
영화의 촬영대상은 감독 본인의 가까운 지인으로부터 시작하여
가장 세밀한 구석까지 카메라를 들이밀 수 있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작품주제에 맞는 에피소드를 계속 수집해 간다.

가족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일상의 주요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대한민국 곳곳에서 일어나는 가족에 대한 정치적이고 일상적인 사건들이
에피소드의 주제를 더욱 부각시키도록 상황들을 추가해 나간다.

영화의 구성은 ‘끝말잇기’처럼 전혀 연결되지 않는 인물 혹은 가족들간의 자연스러운 이어짐으로 한가지의 상황에서 다른 한가지의 상황이 자연스럽게 충돌하며 연결되어가는 구조를 택한다.

전체적인 구성은 각 인물들이 극영화처럼 자신이 배우라는 인식 속에 진행되고
실제의 사건은 다큐멘터리를 재구성하는 방식처럼 설정될 예정이다.
단 전체적인 촬영이 끝난 후 구성의 전체적인 윤곽은 달라질 수 있다.

영화의 촬영은 피디100을 중심으로 하여 주요 촬영을 하되 상대와의 편안한 만남을 위해 미니캠코더와 녹음기, 스틸카메라 등을 보조로 사용한다.

지인들을 중심으로 한 생활이야기는 감독이 직접 촬영하고
해외촬영 및 주요스케치, 섭외된 제3의 인물 인터뷰 등은 카메라맨이 주로 담당한다.

2. 구성방향
영화를 찍기 전 확정된 사전구성은 없을 예정이다.
전작 <민들레>와 <애국자게임>, 그리고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도 사전구성 없이
주제를 쫓아가는 촬영을 통해 문제의식을 심화해 나가는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극영화와는 달리 다큐멘터리영화는 슛팅과 동시에 감독과 카메라가 함께
사고하며 커가는 일종의 성장과정을 거치게 된다고 믿는다.
따라서 전체적인 구성은 확보 될 촬영 소스와 함께 부단히 변화하는 과정을 겪게 되리라 생각하고
완성된 영화의 구성, 즉 내용과 형식은 많은 변화를 통해 완성될 것이다.
다만 영화전체의 분위기와 주제를 밀도 있게 탐구할 만한 기본 컨셉은
감독 본인의 생활과 계속 충돌되는 지점에서 보여지는 사건 혹은 상황이 될 것이다.
그리고 시종일관 풍자만화의 주인공이 된 자신을 발견하는 느낌으로 갈 예정이다.

3. 그리고 지금
일상에 투영된 가족주의의 이기를 탐색하는 작업은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늘 우리가 늘어놓는 이야기들의 상당부분이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왜냐면 내 이야기는 조심스럽고 남의 이야기는 재미와 통쾌함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족이야기는 내 이야기가 되야 하고 우리의 이야기가 되야 의미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것이 쇼킹패밀리를 찍으면서 초반부터 이어지는 고민 중 하나였다.

테잎이 400개가 넘는다.
그리고 그 속에는 가정폭력과 부부갈등을 포함해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잡다한 가족문제들이 담겨있고 다양한 사건사고가 숨어있긴 하지만 애초에 난 그 이야기를 하고 싶진 않았다.
커다란 사건과 사고는 똑같은 나의 문제라기 보다는 특정한 사람들의 문제로
자칫 치부되기 쉽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쇼킹하지만 난 제외시키고 생각하는 것.

그렇다면 쇼킹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특정부류의 이야기로 흐르면 안 된다.
소소하게 진행하되 주제 또한 잊어선 안 된다.
그러자니 재미있다고 다 쓸 수 없고 의미 있다고 다 늘어놓기도 힘들다.

그렇게 이리저리 뒹굴다 대충 편집이 막바지까지 온 듯 싶다.
물론 마지막으로 찍어야 할 촬영 분이 남아있고
나레이션부터 음악 CG까지 앞으로 할 일들이 더 빡세기는 하겠지만.

어제는 수림이와 운동화를 사러 남대문에 나갔다.
오늘 교회에서 1박2일 수련회 가는데 운동화가 빵구났단다.
겨울방학 동안 밥 한번 제대로 못 챙겨주고
그녀도 나도 방구석에서 한겨울을 다 보낸 듯 싶다.

설날에도 혼자서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뵈러 가고,
친구 결혼식에도 수림이가 혼자서 다녀왔다.
집에 있는 것 보다는 먹을 것도 많고 핑계 삼아 외출도 하는 것이니
그녀 입장에서야 싫지 않은 일이었겠지.
그래도 군소리 한번 안하고 간만에 새 운동화 생겼다고 좋아라 하는 그녀가 예쁘다.

피도 눈물도 없이 버려도 좋다

1.
대한민국의 모든 어른들은 밤거리를 헤매는 소위 ‘비행 청소년’과 ‘문제아’를 못 봐준다. 왜?
미래를 이끌어갈 청소년에 대한 보호와 교육은 백년지대계를 꿈꾸는 모든 어른들의 꿈이므로.
따라서 그들은 그들의 꿈을 방해하는 비행청소년을 봐줄 수가 없다.
그리고 그 비행청소년을 출산하는 비행가족을 용서할 수가 없다.
비행청소년을 양산하는 가족은 모든 악의 근원일 수밖에 없는 현실.
그러나 사연 많은 그 가족은 누가 책임 질 것인가
2.
세계에서 제일가는 교육열을 자랑하는 한국.
과거엔 한석봉의 엄마가 그 모범을 보였다면,
현재 대한민국엔 와이즈맘(자식들을 교육시키기 위해 직접 학원에 나가 수학과 과학을 배우는 엄마들)들이 변함없는 대한민국의 교육열을 과시하고 있다.
그 교육열을 비판하며 열린교육을 주창하는 사람들.
그러나 열린교육도 이 사회에선 돈 있는 사람들에게만 열려있다.
열려있든 닫혀있든 교육이라면 목숨 걸고 덤비는 대한민국 부모들의 공통적인 생각은
이 사회에 무난히 편승하기를 바라는 것.
그러나 교육의 양은 결코 인성의 질과 비례하지 않는다.
3.
존재가 의식을 규정한다는 논리는 지극히 옳고 백 번 옳다.
자신이 운동권이던 시절에 그들은 진보를 이야기하고,
자신이 국회에 진출하면 제도권내의 사명감을 설파하고,
자신이 가족의 중심이라 생각하면 모든 사고는 가족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한다.
4.
엄마들은 늘 할말이 많다.
표나지 않는 집안의 대소사를 책임지면서 그들은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을 감수하며
가슴에 하나 둘 한을 쌓아간다.
그 한은 잔소리가 되고 푸념이 되고 원망이 되지만
끝내 버리지 못하는 가족에 대한 집착은 또 다른 한을 대물림 하는 악의 순환고리가 된다.
그리고 그 순환은 자본을 매개로 한 가족윤리를 만들어내고
더더욱 골이 깊은 가족사를 연출하게 한다.

5.
대한민국에서 이혼을 하거나 싱글로 사는 여자가 평범하게 산다는 건 매우 힘든 일이다.
가족을 중심으로 사고하는 혹은 가족에 대한 일반적인 기준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들은 아직도 외계인인 것이다.
왜냐하면 가족은 늘 어떤 형태를 갖고 있고 어떤 기준이 있으며 어떤 윤리를 요구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족으로부터 상처받은 많은 사람들도
결국은 가족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 속에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 간다.
물론 영원히 노력만하다 죽을 수도 있지만.
그렇게 가족문제는 마치 영원한 화두인 것처럼 세대가 지나가도
반복되고 확장되고 누적되기만 한다.
6.
섹스는 배고프면 밥 먹는 것처럼 인간의 본능적인 욕망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욕망을 드러내는 일은 매우 부끄러운 일에 속하거나
혹은 감추어야 할 일에 속한다.
공식적인 욕망의 대상을 마련하는 작업...결혼.
그러나 알고 보면 결혼을 해도 그 욕망은 해결되지 않는다.
욕망은 그렇게 해결되는 것이 아니니까.
사회를 지배하는 성모랄의 많은 부분이
가족이라는 체계로부터 확대 왜곡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7.
중국 운남성의 한 소수민족인 모소족에는 가족이나 남편,결혼, 질투라는 말이 없다.
필요한 경우에 성적 관계를 갖고 아이가 생기면 여자가 기른다.그곳은 모계사회다.
그러나 중요한 건 모계사회라는 것이 아니라 그 사회에는 성차별도 지배도 피지배도
억압적인 가부장사회에서 발생하는 갈등이나 모순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사회와는 대별되는 그들만의 생활방식을 들여다보면 새로운 존재방식은
새로운 생활의 패턴,문화를 만들어 준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그런데 왜 그들의 삶의 방식은 다른 세계에서 가능하지 않은 것일까?

우리가 진정 원하는 것,
그것이 가족이라는 이름이 아니어도 가능하다면
우린 피도 눈물도 없이 가족을 버려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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