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노시타 게이스케의 조감독 출신으로 초기에는 서정적인 홈드라마를 만들었던 고바야시 마사키의 사회비판의식이 전면에 드러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전후 미군기지를 중심으로 형성된 일본판 기지촌 풍경이 사실적이면서도 희극적으로 펼쳐진다. 미군을 위한 각종 클럽과 매매춘을 원경처럼 배치하고, 퇴락한 연립주택에 살고 있는 밑바닥 인간 군상이 서로 돕고 질투하고 싸우는 모습을 정물처럼 흘려보낸다. 이들 사이에 지식인 청년, 야쿠자, 모던 걸의 삼각관계 멜로가 끼어들며 크고 작은 에피소드를 형성한다. 전쟁의 폐허에 여전히 갇혀 있는 일본의 신음을 청춘멜로와 풍속극으로 조율해낸 장인적 솜씨가 뛰어나다. 오즈의 오랜 동반자였던 아다 유하루가 촬영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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