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혈인인 박명수는 비참했던 기지촌에서의 과거와 어머니의 기억 사이에서 고통과 분노를 느낀다. 언제나 술을 마시는 그는 한국사회에서 철저히 분리되어 있음을 몸으로 느끼며, 누군가에게 시비를 걸고 행패 부리며 자기 존재를 확인하고 싶어 한다. 카메라 앞에서 하는 이야기가 점점 친밀해지고 과거의 비참했던 기억이 드러날수록 스스로에 대한 존재감의 회의는 더해진다. 혼혈인 박명수의 일상과 그를 통해 드러나는 그의 어머니의 모습은, 기지촌 여성의 삶을 다룬 감독의 전작 <나와 부엉이>와도 맞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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