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이 휩쓸고 간 자리, 그 아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절망이 휩쓸고 간 자리, 그 아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테헤란 시 외곽의 톨게이트. 라디오에선 끊임없이 지진의 비극이 흘러나오고 있다. 집과 가족을 잃은 많은 사람들이 구호물자를 기다리고 있으며 부모를 잃은 수많은 아이들을 입양해줄 것을 호소한다. 1990년 이란을 할퀸 대지진 소식에, 황급히 돌아온 키아로스타미. 그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에 출연했던 소년들의 생사를 확인 못해 초조하다. 하지만 코케마을로 가기 위한 도로는 자동차의 행렬로 꽉 막혀있고 길은 어렵기만 하다.
샛길을 돌아 마주치는 사람마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의 포스터를 보여주고 아이들이 살아있는지를 물어보지만 모든 것이 폐허가 된 채 그 날의 삶조차 힘겨운 사람들은 아무도 답변해주지 않는다. 감독의 차 뒷 좌석에 앉아 여정을 함께 하던 어린 아들은 지친 나머지 잠이 들고... 바위 더미에 묻힌 집들, 가족을 몽땅 잃고 고아가 되어버린 아이들, 가족이 전부 죽었다고 말하면서 물지게를 지는 할아버지. 이들이 만난 생존자들은 그 암담한 현실 속에서도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눈물은 이미 말랐고 그들은 또 다른 삶을 꾸려간다.
차는 점점 더 코케마을에 가까워지고 그들은 우연히 [내 친구...]에 할아버지 역으로 출연했던 루히씨를 만난다. 그들을 반기며 자신의 집으로 이끄는 노인. 그 지진 속에 노인은 살아남았고 집도 무너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아마드는? 네마자데는? 그 사랑스런 눈동자의 아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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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e Moviemore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그 후 3년
1990년 이란 북부를 강타한 대지진후, 자신의 영화에 출연했던 아이들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떠나는 감독의 여정을 다룬 [그리고..]는 집이 다 무너져 텐트에 살면서도 월드컵 중계를 보기 위해 안테나를 올리는 사람, 지진 속에서도 경기 결과를 놓고 내기를 하는 아이들, 폐허 속에서 비닐을 깔고 초야를 치른 신혼부부 등 있는 그대로의 삶 속에서 남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깐느를 매료시킨 영화, 세계를 설레게한 영화
[그리고...]의 열풍은 1992년 5월 깐느에서 시작됐다. ‘주목할만한 시선’의 오프닝영화로 선정되었으며 영화제후에도 파리에서 50주간 장기 상영되는 유례없는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깐느를 강타한 [그리고...]의 물결은 그 해 특별히 제정된 로베르토 로셀리니상의 수상으로 절정에 이르렀다. 1948년 [독일 0년]이란 영화를 만들어 황폐한 전후 베를린의 삶을 다뤄 네오 리얼리즘의 진수를 보여준 로베르토 로셀리니. [그리고...]의 발견은 로셀리니의 부활을 보는 듯하다는 평을 얻었다.
[그리고...]가 로베르토 로셀리니상을 수상한 이 날을 까이에 뒤 씨네마는 영화사 100년중 가장 기념할만한 100일 중 하루로 선정했으며 미국, 일본, 홍콩, 하와이 등 세계 곳곳에서 다투어 키아로스타미 회고전이 개최됐다. 또한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는 뉴욕 영화제에 최초의 이란영화라는 영예도 차지했다.
각별한 재회의 기쁨, 반가운 얼굴들
이란 북부 3부작 혹은 지그재그길 3부작이라고도 불리우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올리브 나무 사이로]는 [내 친구...]의 배우를 찾는 여정이 [그리고...]의 동기가 되고, [그리고...]를 촬영하는 배우들의 사랑이 [올리브...]의 소재가 되는 연결고리를 가진다. 이런 남다른 관계덕분에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에는 [내 친구...]와 [올리브...]의 정겨운 얼굴들을 다시 만나는 보너스가 있다.
몸이 불편하다며 아마드를 이리저리 끌고 다였던 불평쟁이 할아버지 루히씨. 교실 뒤 켠에서 허리가 아프다면 훌쩍이던 초록 눈의 소년, 그리고 감독조차 기억 못하는 단역배우 꼬마...그러나 가장 반가운 얼굴은 못 알아보리만치 말쑥한 얼굴로 등장하는 호세인일 것이다. [올리브 나무 사이로]에서 NG에 NG를 거듭하던 그 ‘양말 찾는 장면’을 천연덕스럽게 연기해내는 호세인을 보면서 관객의 가슴엔 잔잔한 웃음이 번진다.
가장 놀라운 미덕, 시지푸스 신화의 시적 변주 - 라스트씬
그러나 이 영화의 가장 놀라운 미덕은 라스트씬이다. 주인공이 탄 차가 가파른 고갯길을 올라가다 힘에 부쳐 다시 내려온다. 이 때 조금 전 지나쳤던 무거운 짐을 진 청년이 차를 밀어 내려가는 것을 도와준다. 무거운 짐에 한쪽 어깨가 짓눌린, 그냥 서 있기에도 힘들어 보이는 청년은 다시 짐을 지고 고개를 올라가지만 내려갔던 차가 따라 올라와 마침내 고개를 넘고 그 청년을 태운 뒤 떠난다. 스크린 안에 촉촉이 스며드는 비발디의 협주곡, 키아로스타미의 모든 영화가 특별히 아름다운 라스트씬으로 유명하듯 [그리고...]의 라스트씬도 진한 여운을 남긴다.
끝없이 무거운 짐을 지고 언덕을 올라야 하는 신화 속의 시지푸스를 연상시키는 이 장면은 힘겨운 삶을 견뎌야 하는 인간의 숙명을 서로의 마음을 모아 극복하는 아름다운 울림을 보여준다. 우리의 삶이 아름다운 이유, 그 이유를 가장 인상적으로 풀어낸 놓칠 수 없는 명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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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알리 레자 자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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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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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호매윤 패이바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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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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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
핫산 자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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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칠드런 & 영 애덜츠 인터렉츄얼 디벨로프먼트 인스터튜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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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급
페이세츠 비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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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주) 백두대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