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동화를 믿으면서 자란다. 아이들은 동화 속 세계의 주인공들이 행복해지는 과정을 배운다. 그런데 행복한 결말이 그리 쉽게 이루어져 영원히 지속되는 것인가? 어째서 마녀는 그렇게 불쌍하게 죽어야만 하는가? 걷지 못하는 어린 소녀 도도에게 동화책은 언제나 의문투성이이다. 아버지가 동화를 읽어줄 때 그녀는 주인공 대신 마녀와 악당의 편에 서서 이야기를 받아들인다. 얼마 되지 않아 도도는 수술로 두 발을 얻어 걸을 수 있게 되고 신발을 모으는 취미에 빠진다. 동화책의 순서를 따라, 어른이 된 도도는 왕자를 만나고 결혼을 하고 영원한 행복을 얻었다고 느낀다. 하지만 행복은 오래가지 못하고 그녀는 사고로 두 발을 잃는다. 행복했어야할 결말을 찾아 이제 그녀는 동화와는 다른 길을 걸어야 한다. 아이들 그림책이 가진 편견과 행복의 의미를 찾는 과정이 냉정하게 보이지 않고 즐거운 것은 도도의 행복 찾기를 동화처럼 꾸며낸 아기자기한 양식미와 연출 때문이다. 로빈 리 감독은 컴퓨터 그래픽과 세트를 활용하여 동화 속의 세계를 재현한 다음 그 세계 안에서 적극적으로 행복을 찾아가는 여주인공 도도의 성장을 그린다. <인어공주와 구두>는 동화에 대한 비판적인 접근이자 동화의 환상을 수정하는 유쾌한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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