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히 아이를 바라는 한 남자가 있다. 첫 번째 아이는 탄생과 함께 죽음을 맞이했고 두 번째로 맞이한 아이는 엄마와 함께 죽음을 맞이했다. 신에게 절대적으로 복종하는 남자는 자신이 왜 이런 상황에 처해야 하는지 신에게 답을 구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신은 묵묵부답이다. 신화적이고 원초적인 공간을 무대로 삼은 영화는 불안과 광기의 기운으로 가득 차 있다. 역동적인 카메라 워크, 극단적인 카메라 앵글과 편집, 영화 전체를 지배하는 서늘한 파란 색, 그리고 왜곡된 이미지는 남자의 내레이션과 결합해 그가 얻은 대답, 즉 세상의 모든 아이들을 죽여 하느님의 곁으로 보내야 한다는 연쇄살인범의 심리상태와 맞닿아 있다. 신과 인간의 종속적인 관계에서 신의 뜻이라면 불행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하는 가라는 종교적 질문을 제기한다기 보다는 감독은 모든 것을 잃은 인간에게 생길 수 있는 괴물성의 원초적인 모습을 시각화하려는 듯 보인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낙타의 시선으로 만들어진 [낙타들], 숲에서 이방인의 침입과 이를 막으려는 원주민간의 쫓고 쫓기기를 보여줬던 [이방인과 원주민]에서 더 나아간 기이하고 강렬한 [땅위에 쓴 글]은 알리 모하메드 가세미가 독특한 방법으로 인간의 어두운 세계를 영화화하는 감독이라는 점을 기억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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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
알리 모함마드 가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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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알리 모함마드 가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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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알리 모함마드 가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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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IY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