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피에르 고랭이 미국에서 만든 첫 번째 영화로 이후 만들어질 〈일상적인 즐거움〉 〈나의 미친 삶〉과 함께 남부 캘리포니아 삼부작을 이룬다. 〈포토와 카뱅고〉는 샌디에고에 사는 쌍둥이 자매 그래이스와 버지니아가 서로를 지칭하는 이름이다. 자매는 독일어와 영어의 이상한 혼합이랄 수 있는 그들만의 언어를 창조했다. 고랭은 이 자매와 가족, 주변, 언어학자와 아동심리학자들의 인터뷰, 자매의 뉴스가 실린 잡지 등을 통해 이 이상한 언어의 출현을 보다 복잡한 문화적 현상의 단면으로 객관화시킨다. 포토와 카뱅고의 이해할 수 없는 말의 분출에 개입하는 자막, 나른한 고랭의 내래이션, 간헐적인 모짜르트의 음악은 쌍둥이 자매와 가족의 생활에 조심스럽게 침투하지만 화자인 고랭의 그림자가 느껴지지 않는 점은 이미지와 사운드의 미묘한 관계, 즉 현상과 담론의 관계를 조정하는 고랭 자신을 지워나가는 방법론에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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