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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브

Five Dedicated to Ozu Five

2003 이란

다큐멘터리 상영시간 : 74분

감독 :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카메라는 오즈의 그것처럼 부동자세로 서 있지만 프레임 속의 동체들은 도도(滔滔)한 ‘일상’만으로 다양한 ‘사건’을 구성해낸다. 사람들, 오리들, 개들, 나뭇조각에 이르기까지 화면 속의 생물과 사물들은 리얼리티의 안과 밖을 노닐며 영화 내내 유일한 사운드와 배경으로 제공되는 파도처럼 밀려왔다 쓸려가는 행동을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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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노트
압바스 키아로스타미가 오즈 야스지로에게 바치는 디지털 오마주. 다큐멘터리와 극영화, 사실과 허구의 세계를 넘나들던 21세기의 우화작가 키아로스타미는 디지털 캠코더라는 ‘미래’를 향한 눈을 통해 영화사라는 ‘과거’를 훑어내려간다. 바다와 호수의 물을 배경으로 한 <파이브>는 제목처럼 다섯개의 롱테이크로 짜여져 있다. 카메라는 오즈의 그것처럼 부동자세로 서 있지만 프레임 속의 동체들은 도도(滔滔)한 ‘일상’만으로 다양한 ‘사건’을 구성해낸다. 사람들, 오리들, 개들, 나뭇조각에 이르기까지 화면 속의 생물과 사물들은 리얼리티의 안과 밖을 노닐며 영화 내내 유일한 사운드와 배경으로 제공되는 파도처럼 밀려왔다 쓸려가는 행동을 반복한다. <파이브>는 정지된 카메라 앞에서 흘러가는 일상과 시간을 보여주면서 관객에게 사실과 재현은 무엇을 근거로 구분되는지를 되물어온다. 특히 두 번째 테이크는 화면 분할과 인물들의 세밀한 드나듦을 매우 정교하게 포착한다. 이는 극적으로 구성되는 내러티브의 허구성이나 획일성과는 전혀 다른 일상의 ‘사건’을 관객에게 선사한다. 한번 등장한 인물이 다시 등장하거나 돌아오지 않는 인물 배치, 느닷없이 카메라를 쳐다보는 시선, 카메라의 거리를 무시한 채 움직이는 사람들로 인해 무너지는 관습적 미장센 등은 불균질한 ‘생활의 발견’을 만들어낸다. 키아로스타미가 ‘싸이질’을 한다면 올릴 만한 이미지들을 엿볼 수 있는 기회. / 씨네21 No. 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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