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행크스와 안토니오 반데라스, 덴젤 워싱턴이 주연한 <필라델피아>의 개봉은 에이즈 위기의 시대가 종료되었음을 알리는 이정표적인 사건이었다. 에이즈혐오와 동성애혐오가 화학적으로 결합하여 빚어낸 동성애자 마녀사냥은 종지부를 찍은 듯 보였고, 정신적 공황에 빠졌던 사회는 제 정신을 차린 듯 보였다. 이제 에이즈의 진실은 밝혀졌고, 사람들은 심지어 자신의 편견을 반성하는 듯 보였다. 그리고 <필라델피아>가 공개된 지 십 년 후, 감독은 그 십 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며 <필라델피아>가 게이공동체에 어떤 영향을 끼쳤으며, 그 영화는 어떤 위치에 있었는지 조망하고자 한다. 새로운 게이 길들이기의 전략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게이 관객의 비판을 비롯하여 <필라델피아>를 수용하는 다양한 퀴어공동체의 목소리가 <필라델피아, 그 후 십 년>에서 등장한. 주류 대중문화에서 동성애 정체성의 재현을 어떻게 인식할 것인지, 반성을 촉구하는 흥미로운 다큐멘터리. - 서울퀴어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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