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의 목을 자르는 연쇄살인범 용의자로 지목된 미치오의 집. 언론에서 찾아와 난리가 나지만, 미치오의 가족들은 그의 행방을 알지 못해 속을 태운다. 결국 미치오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심령술사를 불러들인다. 약간 난잡한 스릴러처럼 시작된 <발광하는 입술>은 심령술사와 조수가 여자들뿐인 가족을 유린하기 시작하면서 에로영화처럼 변태하고, 목이 잘린 여고생들이 밤거리를 쏘다니는 장면은 호러가 되고, 다시 싸구려 SF에 홍콩 액션영화까지 번잡스럽게 모양을 바꾸어버린다. 의도적으로 B급 컬트영화를 만들겠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발광하는 입술>의 놀라운 점은, 각 장르를 대표하는 장면들이 놀라운 완성도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도발적인 영화를 찾는다면, 바로 이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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