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노동의 새벽>으로 우리의 저린 가슴에 찬 소주를 들이붓게 했던 노동자 시인 박노해씨는 지금 감옥에 있다. 91년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받고 경주교도소에 수감중인 그는 옥에서 <참된 시 작> <사람만이 희망이다> 등 변화된 자신의 목소리를 담은 책들을 내놓으며 자유의 몸이 될 날을 기다리고 있다. 이 다큐멘터리는 시인 박노해, 아니 노동운동가 박기평씨를 면회하러 먼 길을 가는 부인과 동지들을 따 라간다. 옥에 갇혀 있는 양심수는 말이 없다. 그와 함께 시대를 거쳐온 옥 밖에 있는 우리들이 이제 대신 말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라고 감독은묻는다. 박노해를 찾으러 떠났던 길은 바로 우리 자신을 찾기 위해 떠나는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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