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주제의 SF 명작. 서기 1964년에 핵전쟁이 일어나 지구상의 모든 나라가 멸망하고 오로지 호주만이 온전하게 살아남는다. 그러나 호주에도 죽음의 방사능 바람이 점점 밀려들고 있었다. 홀로 남은 잠수함의 선장과 선원들은 캘리포니아에서 발신되는 구조전파신호를 포착하고 생존자를 발견하는 희망에 차서 찾아가보지만, 바람에 흔들리는 창문 손잡이가 전신기 키에 걸려있는 것을 발견할 뿐이다. 무대는 핵전쟁이 끝난 이후의 호주, 세계는 방사능에 오염되어 있고, 그속에서도 인간의 애증과 갈등의 관계들은 여전하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인 대목이 바로 어딘가에서 발신되는 모르스 신호를 추적해 가는 미해군 잠수함 승무원들의 모습이다. 그 신호는 분명히 방사능으로 전멸해버린 도시에서 나오고 있다. 혹시 그곳에 생존자가 있어서 그 신호를 발신하고 있다면, 인류의 생존가능성을 찾을 수 있으리라는 마지막 기대를 가지고 그들은 출항한다. 방사능을 피해서 잠수 상태로 항해하여 육중한 보호복을 입고서 그들이 도달한 곳에는 사람의 흔적은 없고 모르스 발신기에 무언가가 걸려서 바람에 흔들리며 불규칙적인 신호를 내고 있었다. 텅빈 대도시에서 느껴지는 그 엄청난 무게의 절망감. 그 이상의 메시지가 어디 있을까? 라스트 씬은 어떤가? 잠수함의 승무원들은 모여서 논란을 벌인 끝에 결정을 내린다. 어차피 죽을거라면, 사랑하는 가족들이 숨진 고향에 가서 죽겠노라고. 그 '고향'을 향해 잠수함은 출항을 한다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