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운동을 하는 친구 영권과 영화를 찍는 ‘홍렬’은 다른 길을 가지만 같은 꿈을 꾸고 있다. 2004년 4월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에 마포 갑 사회당 후보로 출마한 오랜 친구의 선거 영상물을 만들기로 한 홍렬. 홍렬은 친구를 찍는 것을 계기로 이상한 다큐멘터리를 하나 만든다. 황다은 감독과의 공동연출 작 <이것은 다큐멘터리가 아니다>는 박홍렬 감독이 등장인물로 출연함은 물론이고, 그림을 그리는 손을 그린 그림처럼 대단히 자기반영적인 영화다. 그 어떤 것도 ‘믿어 버리지는’ 않는 것이 마땅하다. 부인의 방법을 통해 이 사실을 집요하게 가리키는 이 영화는 영상 만들기에 연관된 모든 영역의 제스춰 연구를 전면에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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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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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현재 한국 독립 다큐멘터리가 보여주고 있는 액티비즘을 기반으로 한 영화 생산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는 흐름에, 과연 다큐멘터리란 무엇이고 영화적인 다큐멘터리란 어떤 것인가라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이것은 다큐멘터리가 아니다>는 다큐멘터리가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끊임없는 형식적 부정을 통해, 영화라는 것을 스스로 인식하게 만들고, 영화의 몰입을 일순간 깨뜨림으로써 관객들이 능동적으로 사유할 수 있고, 영화가 가지고 있는 본질을 고민할 수 있는 작품이고자 한다. 이것은 영화의 형식성과 내용상 프로파간다를 어떻게 접목 시킬 수 있을까라는 고민으로 귀결된다. 더불어, 한국 독립 다큐멘터리가 가지고 있는 경직성과 전형성들을 해체하고, 다른 형식과 방법(여러 매체의 활용이나, 우리가 규정한 장르의 경계를 넘어서)을 시도함으로써, 다큐멘터리의 본질과 역할에 대해 “지금, 여기에서” 낯설게 고민하고 싶었다.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