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시간 12시간, 도쿄를 향하는 미사일 발사를 저지하라!
"최종 기한은 앞으로 12시간. 그 때까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도쿄를 폐허로 만들어 버릴 미사일을 발사하겠다!"도쿄만에서 훈련 중이던 이지스함 이소카제가 모국의 특수공작원 용하에게 탈취당한다. 용하는 오키나와 미군기지에서 탈취한 화학무기를 이소카제호의 탄두 미사일에 장착하고 12시간 안에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으면 도쿄에 미사일을 발사하겠다고 협박한다. 화학무기 GUSOH는 1리터의 양으로도 도쿄를 폐허로 만들 수 있는 위력을 갖고 있다.
일본 방위청이 대책을 강구하지만 최신예 방위시스템으로 무장한 이지스는 빈틈이 없다. 이지스의 선임반장이었던 센고쿠 히사시는 용하와 손을 잡은 이지스함의 부장 미야즈를 저지하고 배를 되찾으려 하고, 일본 정부는 최후의 방법으로 이지스를 침몰시키기로 결정하고 F2 전투기를 출격시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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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블록버스터 두 편 국내 개봉more
국내에 개봉된 일본 영화 중 가장 큰 제작비를 투입한 블록버스터 실사 영화는 <일본 침몰(2006)>일 것이다. 200억이 투입된 이 영화는 일본에서 큰 흥행 성공을 이루었고 국내에서도 개봉 첫 주에 봉준호 감독의 <괴물>을 물리치고 국내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비교적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100억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되는 영화는 일본에도 흔치 않다. 2005년 일본에서는 종전 60 주년을 기리며 제작비 120억이 넘는 세편의 블록버스터 전쟁영화가 개봉되었다. <일본 침몰>의 감독 ‘하구치 신지’가 메가폰을 잡은 잠수함 영화 <로렐라이>가 3월5일 개봉되었고, <고질라> 시리즈로 유명한 ‘데즈카 마사아키’ 감독이 연출한 <전국자위대 1549>가 6월11일에, 그리고 한일 합작 영화를 연출했던 ‘사카모토 준지’ 감독의 <망국의 이지스>가 7월30일에 개봉되었다. 2005년에 있었던 일이다. 세편 영화의 공통점은 일본 자위대를 소재로 한 전쟁영화이며 원작 또는 각본을 일본 흥행 작가인 ‘후쿠이 하루토시’가 맡았다는 것이다. 후쿠이 하루토시는 1968년 생으로 서른살인 1998년에 [Twelve Y.O]로 일본추리소설계의 최고상인 에도가와 란포로 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이듬해 1999년 [망국의 이지스]가 베스트 셀러를 기록하며 일약 스타 작가가 되었고 2005년에는 두 편의 원작 소설과 한 편의 시나리오가 영화화 되면서 일년 내내 일본 내에서 뉴스 거리를 만들어 내고 또 흥행에도 성공했다. 세편의 영화는 2005년 흥행작 순위에서도 각각 <로렐라이>가 9위(240억), <망국의 이지스>가 12위(200억), <전국자위대 1549>가 14위(170억)을 기록하며 제작비를 상회하는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국내에는 아직까지 세 편 모두 개봉되지 않았다.
2007년 봄, 이 중에서 두 편이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망국의 이지스>과 <전국자위대 1549>가 일본 개봉 후 약 2년 8개월 만에 한국을 찾은 것이다. <일본 침몰>보다는 2년 먼저 만들어진 두 작품은 현재까지 일본을 대표하는 블록버스터 대작으로 손색이 없다. <망국의 이지스>는 상영시간 2시간 내내 ‘망망 대해에 떠 있는 함선’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진다. 일본 자위대의 지원을 받아 함선 외에도 전투기까지 동원되어 스케일 넘치는 볼거리를 제공하고 일본 아카데미 남자연기상 수상자만 4명이 출연하면서 불꽃 튀는 연기대결을 보여준다. 한편 우리나라 배우 ‘채민서’가 550대 1의 오디션 경쟁률을 뚫고 ‘정희’ 역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한 <사토라레(2001)>, <키즈리턴(1996)> 등에 출연하며 국내에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안도 마사부노’는 대사 없이 테러 조직원 중 한 명으로 출연한다. 이처럼 <망국의 이지스>에는 유명 배우들을 한자리에 모았다는 것만으로도 영화의 위상을 높여준다. <전국자위대 1549>는 1979년 칸느영화제에도 초청되었던 <전국자위대>의 리메이크작이다.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하고 있으며, 자위대의 지원을 받아 수많은 현대식 무기가 등장한다. 현대식 군인과 460년 전 사무라이가 벌이는 한판 대결이 장관을 이루는 등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하여 이미 해외 40개국에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과연 지난해 <일본 침몰> 신드롬에 이어, 새롭게 개봉하는 일본 블록버스터 영화 두 편이 한국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몹시 기대 되는 2007년 봄이다.
일본 흥행 작가 후쿠이 하루토시 Harutoshi Fukui
1999년 장편소설 <망국의 이지스>를 내놓으며 일본 대중문학계의 베스트셀러 작가로 떠오른 후쿠이 하루토시는 2005년 출판계를 넘어 대중문화계의 총아로 스포트 라이트를 받았다. 그의 작품 3편이 한꺼번에 영화화로 개봉된 해가 2005년이다. 3월 <로렐라이>(소설제목 <종전의 로렐라이>)를 비롯해 6월 <전국자위대 1549>, 7월 <망국의 이지스>가 차례차례 개봉되었고, 3편 모두 일본 영화계에선 드물게 100억 원 이상 제작비가 투여된 대작 액션영화이며 각각 육, 해, 공 자위대가 전면 협력한 작품들이다.
<전국 자위대 1549>는 오락적 성격이 강한 액션소설이다. 육상 자위대가 인공 자기발생기 실험을 벌이던 중 사고가 일어나, 실험중대가 460년 전 전국시대로 빠져들고 만다. 현재의 일본까지 뒤바뀔지 모르는 상황에서 ‘카시마’ 등이 동료들을 구출하기 위해 시간여행을 한다. 카시마가 도착한 전국시대엔 옛 대장 마토바는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키운 일본 역사의 영웅 오다 노부나가가 되어 있다. 현실에서 먼저 공격하지 못한다는 자위대의 규정에 충실해 부하를 잃었던 마토바는, 전국시대에선 자위대의 규정을 내던지고 전쟁에 나선 것. 역시 자위대의 규정에 따라 먼저 공격을 못하는 카시마는 차례로 부하들을 잃고 만다.
<망국의 이지스>는 후쿠이 작품의 전형이다. 일본 해상 자위대의 최신예 이지스함이 어느날 테러리스트에 의해 점거된다. 이들은 도쿄만에 이지스함을 대고 최신예 무기가 1200만 도쿄시민들을 겨누고 있다고 협박한다. 평생을 헌신해온 국가의 음모로 자신의 아들이 죽었다고 믿는 부함장, 정부의 위선을 비난하며 전쟁의 잔혹함을 보여주겠다는 테러리스트, 무력한 국가를 대신해 단신으로 이지스함에 오른 특수요원이 남은 12시간을 놓고 대결한다는 내용. 영화제작시 자위대 내부 반란이라는 설정임에도 “처음으로 자위대원을 피가 흐르는 인간으로 그렸다”는 이유로 방위청이 전면협조에 나섰다고 한다.
상과대 중퇴에 문학수업은 전혀 받은 적 없던 후쿠이는 작은 경비회사에 다니던 중 작가로 데뷔했다. “24시간씩 빌딩 경비를 서는 일이었는데 시간이 하도 남아돌던” 탓에 영화 시나리오도 아니고, 소설도 아닌 내용을 끄적거려 동료들에게 들려줬던 게 계기였다. 동료들의 격려에 힘입어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98년 <트웰브 Y.O>로 일본 추리문학계의 최고상인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한 뒤 전업작가로 나섰다. 지난해 발표한 첫 단편집 <6 스테인>은 나오키상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언제나 자위대, 정보국이 배경으로 등장하는 후쿠이의 작품엔 ‘전수방위’(소극적인 국가 방위 정책)이라는 일본의 뜨거운 이슈가 주요 테마다. 여기에 무력한 국가, 고독한 영웅, 남자들의 우정과 눈물이 공식처럼 등장한다.
후쿠이는 2005년 3편을 한꺼번에 발표한 이후 2006년에는 <로렐라이>에서 호흡을 맞춘 하구치 신지 감독의 차기작 <일본침몰>에 단역으로 출연했다. 지금은 <건담 유니콘>을 집필하고 있는데, 과연 후쿠이 신드롬이 애니메이션 분야에서도 계속될지 지켜볼 일이다.
<망국의 이지스> 배우 열전
2005년 일본에 개봉된 <망국의 이지스>는 자위대의 소극적인 방위 정책을 비난하는 어느 테러리스트의 미사일 위협을 그리고 있다. 이지스함이라는 함선을 배경으로 테러리스트에 대항하여 위기를 극복하여는 두 남자의 영웅적인 모습이 2시간 동안 펼쳐진다. 따라서 <망국의 이지스(2005)>는 전쟁영화답게 선이 굵은 남자배우들로 넘쳐난다. 그 중 4명은 일본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로 일본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나눠 갖은 명배우들이다.
영화의 주인공으로서 일본을 위기에서 구출해 내는 영웅 센코쿠 상사 역은 ‘사나다 히로유키’가 맡았다. <음양사(2001)>와 <라스트 사무라이(2003)>를 통해 국내에 이름을 알린 그는 지난 해 첸카이거 감독의 아시아 합작 영화 <무극(2006)>에서 장동건을 노예로 부리는 대장군 역을 맡아 우리에게도 친숙한 배우가 되었다. 2월에 국내에 개봉한 <황혼의 사무라이(2002)>는 당시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르며 그의 존재를 할리우드에 각인 시켜 놓았고, 영국에서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의 <화이트 카운티스(2005)>, 미국에서 대니 보일 감독의 <선샤인(2006)>에 연속으로 출연하며 국제적인 배우로 거듭나고 있다. <황혼의 사무라이>는 일본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작이다.
센코쿠 상사와 대적하는 부함장 미야즈 역은 ‘테라오 아키라’가 맡았다. 세계적인 거장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이 선호했던 배우로 거장의 후기 걸작 두 편 <란(1985)>과 <꿈(1990)>에 출연했다. 그는 일본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2001년과 2005년, 2회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는데, 지난해 11월 국내에 개봉된 <박사가 사랑한 수식(2005)>에서도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었다. <망국의 이지스>에서는 아들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비록 처음에는 악의 편에 섰지만 정의로운 결말을 이끌어 내는 다층적인 캐릭터 역할을 무리 없이 소화해 냈다.
영화 속의 절대악, 테러분자 ‘용하’ 역을 맡은 배우는 ‘나카이 키이치’이다. 그는 2003년 <바람의 검 신선조>로 일본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1994년 <47인의 자객>으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망국의 이지스>에서 국적불명의 테러분자로 출연하여 살인기계와 같은 강인한 인상을 풍기는 그는 일본 내에서 최고의 연기파 배우로 인정받고 있다.
일본 정부를 대변하는 방위청 본부장 ‘아츠미’ 역은 한일합작영화 <케이디(2002)>로 잘 알려진 ‘사토 고이치’가 맡았다. 그는 1994년 <츄신구라 외전>으로 일본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바람의 검 신선조(2003)>와 <화이트아웃(2001)>으로 남우조연상을 2회 수상했다. 앞선 세 배우에 비해 영화 속에서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일본 정부를 대변하는 역할로 냉정함을 잃지 않는 믿음직한 연기를 보여준다.
이들 네 명의 일본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자들이 하나의 영화에서 만났다는 것 자체가 일본에서는 화제거리였다. <무극>과 <케이티>에 주연으로 출연한 이들도 있지만 대부분 아직까지 우리에겐 낯선 배우들이다. 따라서 이들을 한자리에 모은 <망국의 이미지>는 일본 배우들의 연기 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영화 대 영화 <망국의 이지스>와 <쉬리>
테러분자가 국가적 위기를 일으키고 홀연히 등장한 영웅이 이를 수습해 가는 과정을 보여준 일본 블록버스터 영화 <망국의 이지스(2005)>는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효시 <쉬리(1998)>와 닮은 점이 많다.
<망국의 이지스>는 도쿄만에서 훈련 중인 이지스함에서 시작된다. 함선 내의 살림을 책임지고 생도들을 관리하는 선임상사 센코쿠가 자식 같은 생도들과 어울려 지내는 평온한 모습이다. 하지만 곧 ‘용하’라는 테러분자가 한순간에 도쿄를 날려버릴 수 있는 미사일을 탈취하여 위협을 가하는 극한의 상황으로 변한다. 이 때부터 한순간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박진감 넘치는 액션이 펼쳐진다.
<쉬리>의 시작은 남한에 침투하기 위한 북한공작원을 양성하는 유명한 장면이다. 아직도 한반도에 전쟁이 기운이 도사리고 있는 긴박한 순간을 보여준다. 하지만 곧 남한에 특수비밀요원 ‘유원중(한석규)’와 ‘이장길(송강호)’의 우정, 그리고 유원중의 연인 ‘명현(김윤진)’과의 아슬아슬한 러브 스토리가 이어진다. 그들의 평화는 오래가지 않는다. 곧 북한공작원이 남한에 폭탄 테러를 감행하면서 영화는 긴박한 순간으로 빨려들어간다.
<망국의 이지스>의 테러를 저지하기 위한 젊은 요원 키사라기는 센코쿠 상사와 함께 목숨을 건 결전을 맞이한다. 테러분자 ‘용하’의 수하에 있는 ‘정희’라는 여성과 단둘이 마주쳤을 때 격렬한 격투를 벌인다. 그런데 격투 끝에 알 수 없는 입맞춤을 나누고 정희는 처절한 죽음을 맞이한다. 둘 사이에 러브스토리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남자들만 등장하는 이 영화에서 결코 예상치 못한 장면이다.
<쉬리>는 유원중과 명현의 러브스토리가 전체적인 흐름을 이끌어 간다. 명현이 북한공작원임을 알고 서로에게 총을 겨누며 결국에는 눈앞에서 명현의 죽음을 지켜봐야 하는 비극적인 러브스토리가 담겨있다.
<망국의 이지스>에서 적에 대항하는 두 남성 콤비는 계급과 나이를 극복하고 진한 우정을 느끼게 한다. 키사라기가 교전 중 사망하자 센코쿠 상사 혼자 남아서 끝까지 임무를 수행한다.
<쉬리>는 유원중과 이장길이 항상 함께 행동하며 서로의 목숨을 지켜주는 끈끈한 우정을 과시한다. 하지만 북한공작원에 의해 이장길이 사망하면서 홀로 남은 유원중은 친구의 복수를 다짐하며 적과 맞선다.
<망국의 이지스>와 <쉬리>에는 모두 인상적인 악역이 등장한다. 일본 최고의 연기파 배우로 소문난 ‘나카이 키이치’가 연기한 ‘용하’는 찔러도 피한방울 나올 것 같지 않은 냉정함의 소유자이다. 그는 위력적인 미사일을 수단으로 일본 정부를 위협하며 나약한 자위대를 비판한다. <쉬리> 이후 연기파 배우로 거듭나게 된 최민식은 북한공작원 ‘박무영’ 역을 사실감 넘치게 보여준다. 남북한의 화합이라는 나약한 두 정부를 상태로 테러를 감행하는 그는 ‘용하’와 다를 바 없다.
<쉬리>는 당시 한국영화로는 최고의 제작비 60억이 투입되었다. <망국의 이지스>도 120억이라는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었고, 두 영화 모두 실감나는 전쟁 무기와 총격전을 보여준다. 스케일 면에서도 한치의 양보가 없는 두 영화는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블록버스터 영화로 흥행 면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일본영화 속 한국 배우들
1999년 개봉된 이토-준지 원작 공포영화 <소용돌이>에는 낯익은 얼굴이 잠깐 등장한다. 공포의 도시에 TV 리포터로 등장한 여인은 놀랍게도 신은경이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일본 영화에, 아니 외국 영화에 한국인이 등장한다는 것은 신기한 일이었다.
시작부터 국제적으로 활동해온 김윤진은 2000년에 <러쉬>라는 일본 영화에 출연했다. <쉬리(1998)>가 일본에서 인기를 얻으며 캐스팅이 되었다. 2001년에는 재일 한국인의 정체성 문제를 다룬 영화 <고(2001)>에 김민과 명계남이 특별 출연한다.
일본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윤손하는 <키사라즈 캐츠아이(2003)>에 조연으로 출연하고 2006년에 <키사라즈 캐츠아이-월드시리즈>에도 참여한다. 일본에서 특히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최지우는 <윤무곡-론도(2006)>라는 TV 시리즈에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냉정과 열정사이(2001)>의 매력적인 남자 배우 ‘다케노우치 유타카’와 호흡을 맞췄는데, 이 드라마에는 가수이자 배우인 이정현도 함께 나온다.
배두나는 지난해 <린다 린다 린다(2006)>의 주인공을 맡으며 연기의 폭을 넓혔다. 일본어가 능숙치 않은 한국 유학생 ‘송’ 역할을 일본 배우 틈에서 맛깔나게 보여주었다.
2001년 일본 유학 중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취객을 구하고 숨져 일본 국민들을 감동시킨 이수현씨의 생애를 다룬 한일합작 영화 <너를 잊지 않을거야(2006)>에는 이태성이 주연을 맡았다. 이 영화에는 이태성 외에도 정동환, 이경진, 홍경민 등이 함께 출연한다.
이들은 한국에서 알려진 명성으로 일본 영화에 캐스팅 되거나 영화에 한국인이 필요해서 캐스팅된 사례이다. 하지만 오디션을 통해 뽑힌 경우도 있다. 사카모토 준지 감독의 <망국의 이지스(2005)>는 남자들로 가득한 액션영화이다. 하지만 영화에는 테러리스트 중 여성 캐릭터가 꼭 필요했고, 오디션을 치른 결과 550대 1이라는 경쟁률을 뚫고 한국인 배우가 뽑혔다. <챔피언(2002)>, <가발(2005)>에 출연했던 채민서이다. 데뷔작인 <챔피언>에서도 치열한 오디션을 거쳐 주인공을 거머줬던 그녀는 오디션과 인연이 많은 것 같다. 채민서는 <망국의 이지스>에 ‘정희’라는 테러리스트로 출연하며 당시 국내 언론으로부터 반감을 사기도 했지만, 비중이 큰 역할은 아니었다. 태권도 유단자답게 군복을 입고 날렵한 액션을 보여주며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긴다.
<망국의 이지스>는 2007년 3월 드디어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일본 영화에 출연한 또한 명의 국내 배우 ‘채민서’가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