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장 한판! 그녀들의 광기가 폭발한다!
불안하면서도 평온했던 두 여자의 동거어느 날, 샴푸와 케첩이 불러온(?) 목숨을 건 사투
동경의 한 2LDK 아파트를 나눠 쓰고 있는 같은 연예기획사 소속의 두 여배우가 있다. 도무지 연기자로 대성할 가능성이라곤 조금도 보이지 않는 성인용 비디오 배우 출신에다 명품만을 고집하고 남자 관계도 복잡한, 자칭 촉망 받는 영화 배우 라나와 외딴 섬 출신으로 최고의 배우가 되겠다는 커다란 꿈을 가지고 동경으로 왔지만 가까스로 데뷔 후 B급 모델로만 활동 중인 노조미가 바로 그들.
어느 날, 둘이 동시에 받은 작품의 오디션 결과 발표를 앞둔 밤. 둘의 관계는 생필품을 둘러싼 사소한 감정 싸움과 남자 문제를 가지고 급속도로 악화된다. 평소 마음 속 깊이 지니고 있던 질투심과 경쟁의식 등이 오디션을 계기로 폭발하면서 위태로웠던 두 사람의 관계가 끝을 향해 치닫기 시작한 것이다. 말다툼으로 시작 된 이들의 싸움은 시간이 지나면서 각종 무기를 총동원 하는 전투로 바뀌게 되고, 급기야 좁디 좁은 14평 내외의 아파트는 편안한 주거 공간에서 목숨을 담보로 한 사투가 벌어지는 장소로 바뀌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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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제작자가 성사시킨 거장들의 한판 영화 대결 Duel Projectmore
2004 최고의 기대작 중 한편이었던 설경구 주연의 <역도산>과 이와이 순지 감독의 <러브레터>등을 제작한 일본 최고의 제작자 가와이 신야는 어느 날 당시 촉망 받던 프로듀서 중 하나였던 이시다 유지에게 재기 넘치는 영화 제작 기획서 하나를 건네 받는다. 그것은 바로 한가지 주제를 가지고 두 명의 감독이 각자의 색깔대로 영화를 만들어 낸다는 한번도 시도된 적 없던 참신한 기획이었던 것.
지금까지 하나의 주제를 여러 감독이 각자 15-30분 내외 분량 옴니버스 형태로 한 작품 안에서 작업했던 영화는 존재했지만 동일한 주제를 가지고 감독들이 독립된 영화를 만든 경우는 동. 서양을 막론하고 그 선례를 찾기 힘든 것이 사실이었다. 결국 작품 선택의 귀재인 가와이 신야는 그 자리에서 이시다 유지와 의기 투합, 이 초유의 프로젝트를 실행시키기에 이르는데 이것이 바로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두 사람의 죽음을 각오한 대결이라는 주제의 Duel Project 였던 것이다.
제작팀은 대결이라는 컨셉에 맞게 감독 선정 또한 중견 감독 VS 신세대 감독의 구도를 가지고 적임자를 물색, 시나리오 작업을 포함한 캐스팅 등 영화 제작의 전권 또한 각 작품의 감독에게 일임을 하는 획기적인 제작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감독 선정에 총력을 기울이게 된다. 그 결과 범상치 않은 활동을 벌이던 두 감독, <트릭>, <케이조쿠>, <연애사진>으로 드라마 구축의 대가로 불리며 전세계에 수많은 매니아를 거느린 츠츠미 유키히코 감독과 <버수스>, <소녀검객 아즈미 대혈전>을 통해 일본이 낳은 천재 악동으로 거듭난 기타무라 류헤이 감독을 섭외하는 데 성공을 거두게 된다. (실제로 두 감독은 작품 대결에 진 사람이 대중 앞에서 삭발을 하기로 약속을 했다.)
이렇게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흥미진진한 작업 Duel Project의 Vol. 2인 <2LDK>의 연출을 맡게 된 츠츠미 유키히코는 간결한 플롯을 바탕으로 액션과 블랙 코미디, 거기에 가학이 가미된 시나리오를 가지고, 드라마 연출의 대가답게 짜임새 있는 이야기를 완성하게 된다. 캐스팅에서도 많은 관계자의 우려를 뒤로 하고 영화의 장르적 느낌과 같은 파격을 선택, 일본을 대표하는 신세대 글래머 스타 코이케 에이코를 섬에서 동경으로 배우의 꿈을 안고 무작정 상경한, 촌티 물씬 풍기는 여배우로, 데뷔작으로 일본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신인상과 여우 조연상을 수상하고 연극 무대에도 서는 등 연기파로 더욱 주목 받던 노나미 마호를 출세를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포르노 영화 배우 출신 여배우로 기용하여 관객의 허를 찌르며 자신의 영화를 즐거운 파격으로 완성하는데 성공하였다.
About Movie
도시인이라 불리는 그녀들의 광기
파괴된 장르 속의 불온한 즐거움
Duel Project의 Vol. 2인 <2LDK>의 츠츠미 유키히코 감독이 선택한 것은 좁은 아파트 안에서 벌어지는 두 여성의 결투. "일상 속에서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는 욕망을 누구나 느낀다. 하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그런 욕망을 꾹 누르기 마련. 특히 여성들은 더욱 그렇다. 영화에서는 이런 내재된 욕망을 증폭시켜 하룻밤의 이야기로 꾸며보았다." 라고 감독은 말한다.
감독의 코멘트에서 알 수 있듯이 <2LDK>는 강렬한 블랙코미디가 액션으로 버무려져 있는 동시에 명백한 가학성을 지녔다. 츠츠미 유키히코가 완성한 이 피조물은 관객의 상식 안에서 비틀려 있으며 최근 그 어떤 영화보다 불온한 즐거움을 준다. 톰과 제리 같은 만화적 특성들마저 느껴지는 영화 속 상황에 느닷없이 떨구어진 관객은 끝장을 내려 서로에게 맞서는 두 여성간의 격렬한 싸움을 때론 웃고 때론 자신의 눈을 의심할 만한 상황을 목격하며 끝까지 지켜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적어도 영화의 처음에는 두 여주인공 노조미와 라나의 삶은 조화로웠다. 노조미는 조용한 성격에 영화 진출을 위해 상경한 외딴섬 출신의 여배우고, 라나는 남자 관계가 복잡하긴 하지만 스타가 되기 위한 기회를 갈망하는 원숙한 성격의 퇴물 배우로, 겉으로 보기에는 별 문제없이 한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하지만 배우로서의 생명이 달려있는 영화의 오디션을 함께 본 후 상황은 점점 꼬여만 간다. 결국 두 여성은 그간 같은 남자와 관계해 왔음을 알게 되고 보다 세속적인 동거인 간의 문제(다른 사람의 음료수 먹기, 타인의 샴푸 사용하기 등)가 결합되자 일본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엄청난 장면들이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영화 속 모든 무기는 시대와 용도에 상관없이 잘 준비 되어 있고 실제로 그것들이 영화상에 쓰일 때 느껴졌던 적잖은 불쾌함이나 모욕감은 영화가 끝남과 동시에 영화 초반에 느꼈던 극중 두 여성을 향한 동류의식으로 대체된다.
이렇듯 상황이 점점 더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결국 모든 것이 망가지고 마는 스토리와 캐릭터의 호흡을 끌어가며, 늘어지지도 않으며 언제 끝내야 하는지도 정확하게 계산해 낸 감독의 능수능란한 연출 방식은 이 영화를 적당히 역겹고 순수하면서 멍청함과 사악한 유머가 골고루 담긴 맛깔스런 작품으로 완성시켰다.
기괴한 제목에 어울리는 비틀림의 미학
영화 속 숨은 그림과 숨은 낱말 찾기
꽃 같은 여성들이 전기장치가 된 욕조 안에서 감전되고, 표백제를 얼굴에 뿌려도 꿋꿋하게 살아 남고, 전기 톱을 들고 전투를 할 수 있는지 그 누가 상상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그녀들은 마치 쇼 비즈니스의 경구에 따라 그저 앞으로만 달려 나갈 뿐이다. 이렇듯 두 여배우의 싸움이 현실적인 역할을 단숨에 벗어나 관객들을 상상 속으로 끌어들이며 위험천만 상황으로 유인하는데 실제로 보이스 오버(Voice Over)로 표현되는 초반 두 여자의 친밀한 대화 장면은 여자들의 은밀한 속마음을 엿보는 듯 매우 신선하고 흥미롭지만 이런 장치들은 갑자기 냉장고와 목욕용품 등에 대한 사소한 논쟁으로 발전한 후 곧 이어 심리 게임을 넘어 육체적 대결로 변모하면서 고어적 상황으로 급변한다.
또한 이 영화는 그런 상황의 변화에 알맞은 수많은 풍자와 패러디로 가득 차 있다. 자신의 광기를 폭력이나 새디즘의 행동 양식으로 표현하는 등장인물의 행동들은 <아메리칸 사이코>를 닮아 있고, 여자끼리의 목숨을 건 결투 장면은 <킬 빌>과 무척 유사하다. (사실은 이 영화가 먼저 완성되었다. 어쩌면 타란티노가 이 영화를 인용 했을지도...) 전기 톱이 춤을 추며 나무로 된 방문을 가를 땐 <텍사스 전기톱 살인마>의 오싹함과 <샤이닝>의 그 유명한 문틈 속 잭 니콜슨의 엽기적인 표정 연기도 감상 할 수 있다. 한 아파트에 꽤 오랜 기간 함께 살아 온 두 여자지만 인내심이라곤 눈곱만큼도 찾아 볼 수 없다. 결국 관객은 끝장을 보고야 마는 격렬한 싸움만을 볼 수 있는데 그것은 <지옥의 묵시록>의 여성판이라 할 만큼 치열하게 전개된다. 하지만 그 속에서 벌어지는 결투의 방식은 더욱 직접적으로 보여지며 마치 서구에서 유행중인 사건과 사고를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리얼리티 시사프로그램 브레이킹 뉴스를 보는 착각마저 들게 만든다.
실제로 영화가 완성된 후 각종 영화제나 상영 당시 이런 골라 보는 즐거움 때문에 더욱 관객들을 열광시켰다는 영화 <2LDK>는 이제 우리에게도 기괴한 제목만큼이나 약간은 비틀어져 있지만, 영상 대가가 제공하는 그 어느 것보다 강렬하면서 엉뚱한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 분명하다.
About 2LDK
2LDK (2 Living Room. A Dining Room, A Kitchen & 2 Women, Love, Dile. Kill)
2LDK는 어휘 그대로 방 2개, 거실에 부엌이 딸린 아파트나 맨션의 일본식 약어로, 일본의 아파트나 맨션은 방의 표시를 2DK방 2개, 식당, 부엌이 있는 12평정도, 3DK방 3개, 식당, 부엌이 있는 약 15평 정도, 2LDK방 2개, 거실, 식당, 부엌이 있는 약 14평 정도, 3LDK방 3개, 식당, 부엌, 거실이 있는 약 20평 정도 등으로 구분한다. 여기서 L은 Living room, D는 Dining room, K는 Kitchen을 뜻한다. 그리고 맨 앞의 2,3의 숫자 등은 방의 수이다. 하지만 감독은 영화의 제목 안에 원래 단어가 가지는 의미도 포함되지만 극중 주인공들의 애증의 관계와 둘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의 과정을 포괄하는 의미로 단어를 창조하는 기발함을 보여주고 있다.
About Music
안도 유코 (安藤裕子)
몽환적 음색의 J-POP 최고의 유망주 보컬리스트
독특하고 신비로운 음색을 소유한 일본의 정상급 보컬리스트 안도 유코.
77년 일본에서 출생한 그녀는 국내에선 영화 <접속>에 삽입되어 영화 팬들을 사로잡았던 Pale Blue Eyes를 부른 시대를 앞서나간 록 그룹 벨벳 언더그라운드를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으로 꼽을 만큼 뛰어난 음악성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영화의 타이틀 곡인 隣人に光が差すとき는 매력적이면서 몽환적인 느낌의 그녀의 음색이 단연 압권인 노래로 슬로우 록의 멜로디 라인을 가지면서도 샹송이나 재즈를 함께 듣는 듯 한 여운을 남겨 들으면 들을수록 매력적인 트랙으로 각인되고 있다.
2003년 데뷔한 그녀는 현재까지 싱글 포함 총 5장의 앨범을 발표하며 활발하게 활동하며 어느덧 J-POP의 신성을 넘어 진정한 아티스트로 자리매김, 발매한 모든 앨범이 일본 음악 사이트 내에서 별점 평균 4개 이상씩을 받고 있을 정도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