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라는 같은 이름을 가진 두 명의 소녀는 일련의 파괴적인 모험을 감행한다. 세상이 모두 썩었다고 생각하는 두 사람은 자신들만을 위해서 살아갈 것을 결심한다. 영화는 그들의 냉담함과 침묵, 과장된 몸짓들을 묘사하지만 그들은 결국 자신들의 행동이 적절한 대응이 아니었다는 것과 스스로 소외와 자기파괴에 이르고 말았음을 깨닫게 된다. 몽타주, 양식화된 색채와 장식, 영화적인 왜곡과 속임수 등의 다양한 시각적 고안물들을 통해서 [데이지]는 재치 넘치는 이미지들과 무정부주의적인 유머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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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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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는 유별난 몽타주와 이미지의 왜곡 등 다양한 영화장치를 통해 무정부주의적인 유머를 선사하는 베라 히틸로바의 대표작이다. 여기서 두 소녀의 행동은 이성적으로 이해하기 보다는 그냥 받아들여야 한다. 그들은 마치 할리우드 영화 속의 청춘 스타들을 보는 기분이다. 그 두 명의 마리에는 페미니즘 영화라는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같은 이름의 두 여자가 등장하는 설정은 대개 대립되는 두 자아를 가진 하나의 분열적 인격체를 표상하기 위해서인데, 이 영화에서는 둘이자 하나라는 여성의 연대성을 보여주는 장치가 된다. 두 여자의 연대성이 발휘되는 대목은 권위적이고 성욕에 눈먼 남성들, 고루한 사회 등을 곯려주는 유쾌한 음모에서다. 다분히 의도적이고 조잡한 몽타주와 이미지 실험은 경직된 미학에 대한 조롱이라 할 수 있는데, 이것은 당대 체코 프라하 사회가 닫힌 사회주의 국가였음을 감안할 때라는 점을 비교해보면 될 것이다.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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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
베라 히틸로바
에스테르 크룸바코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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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자로슬라프 쿠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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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미로슬라브 하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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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체코슬로벤스키 스타트니 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