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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서스의 죄수

Kavkazskiy plennik Prisoner of the Mountains

1996 카자흐스탄,러시아 15세이상관람가

드라마, 전쟁 상영시간 : 99분

개봉일 : 1997-11-01

감독 : 세르게이 보드로프

출연 : 알렉 멘쉬코브(사샤 코스틀린) 세르게이 보드로프 주니어(이반 바냐 질린) more

  • 네티즌7.00
한 세기가 넘게 회교도 주민들과 러시아 정부군 사이의 전쟁이 끊이지 않는 코카서스. 러시아 초년병사와 장교가 포로교환을 요구하는 회교 게릴라들의 기습을 받아 생포되지만 쇠고랑과 족쇄가 채워진 두 포로는 순박한 마을사람들과 따뜻한 관계를 만들어가기 시작하면서 갈등을 지워나간다. 그러나 죽고 죽이는 전쟁은 인간들로 하여금 다시 총부리를 겨누게 만들고...
톨스토이 소설을 모티브로 러시아 오지의 장대한 풍광이 눈길을 끌고, 아직도 계속되는 러시아의 체첸 침공에 대한 암묵적 비판이 담긴 진지한 연출이 돋보이는 영화. 희노애락이 담긴 슬라브음악과 요구르트 광고에서나 보았던 험준한 코카서스 산간 마을의 일상이 가슴속을 조용히 파고든다.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비평가상을 받았지만 역시 한국에선 단관 일주일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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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노트
[패튼대전차군단] 같은 수많은 전통주의 전쟁영화에 대한 기억도 희미해져가고, [플래툰]을 필두로 한 수정주의 전쟁영화의 활기도 시들해진 이제 등장한 또 한편의 전쟁영화 아닌 전쟁영화. 물론 전통주의 전쟁영화에서와 같은 적군과 아군의 이분법, 선악의 이분법은 이 영화엔 없다. 심지어 치열한 난투극도, 무기들의 광란이나 피범벅이 된 시체들도 없다. 그런데도 전쟁영화라고? 물론이다. 전쟁이 인간심리를, 또 인간조건을 어떻게 만들어 놓는가를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100% 러시아 스탭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험준한 코카서스 산맥을 배경 화면으로 하고, 축축하면서도 역동적인 슬라브 곡조를 배경음악으로 하고있다. 잘 만든 상업영화의 극적 장치나 극적 밀도 없이 유장하고 느슨하게 흐르는 이 영화의 스타일 역시 어쩌면 소비에트 러시아의 유산인지도 모른다. 영화는 이처럼 철저히 러시아적인데, 이야기구조는 아주 단순하다. 한 러시아 청년이 신체검사를 받고 전선으로 간다. 체첸 회교도 주민들과 러시아 정부군 사이에 간헐적인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코카서스. 그러나 이 청년 바냐 갈린은 체첸인 복병들의 기습을 받아 총 한번 못 쏴보고 러시아 장교 한명과 함께 포로가 된다. 압둘이라는 노인이 러시아 감옥에 갇힌 자기 아들과의 포로 교환을 위해 이 두 러시아 군인을 생포한 것. 1백년 넘게 전쟁을 계속해온 체첸인에게 러시아인은 불구대천의 원수. 발에 족쇄가 채워지고 쇠고랑으로 함께 묶인 두 러시아 병사는 죽음의 위협 아래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러나 이런 공포와 긴장의 한편에서 영화는 느긋하게 이 산간 회교 마을의 일상을 따라간다. 그리고 두 포로와 마을 사람들 사이에는 사소한 관계들이 이루어진다. 손재주 많은 주인공 청년은 압둘의 딸에게 장난감을 만들어주고, 마을 사람들은 시계를 고쳐달라며 포로 청년을 찾아온다. 포로들과 감시병은 서로 살아온 내력을 이야기하고, 체첸 병사들은 포로들과 격투기 시합을 하기도 한다. 결국 극적 갈등이 찾아오고 죽고 죽이는 사태가 벌어지지만, 감독은 인간이 전쟁을 이기는 길이 어디에 있는지를 이야기하는 감동적인 반전으로 대단원을 마무리한다. 영화의 영어 원제는 "Prisoner of the Mountains." [코카서스의 죄수]라는 제목은 이 영화의 원작인 톨스토이 소설의 제목이다. 정확히 말하면 "코카서스의 죄수"가 아니라 "코카서스의 포로"다. 톨스토이는 당시 코카서스 지방에서 벌어지던 전쟁을 모티브로 삼았는데 125년이 지난 지금도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이 영화는 러 시아군의 체첸 침공이 한창 불을 뿜던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비평가상을 받았다. 체첸사태가 진행 중이던 당시의 정황, 그리고 이 코카서스 산령의 장대한 풍광, 낯선 러시아 오지 사람들의 모습, 이런 것들이 서방 언론을 주목시켰다.

러시아로부터 100년 넘게 계속 독립투쟁을 해온 체첸인의 포로가 된 신참 병사 바냐는 하루하루 죽음의 공포 속에서 시간을 보낸다. 문호 톨스토이가 19세기 중반 발표한 단편 소설을 세르게이 보드로프 감독이 90년대의 상황으로 각색해 영상으로 옮겼다. 러시아와 체첸의 아름다운 노래들과 평온하고 따뜻한 영상이 감독의 반전의식과 휴머니즘을 짙은 농도로 실어나른다. 96년 칸영화제에서 국제비평가상과 관객 최고 인기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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