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의 밤, 유지를 호출한 샤나와 카즈미.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유지와는 만날 수 없었다. 엄하지만 자상한 홍세의 천벌신도, 무뚝뚝하지만 따뜻한 만조의 사수도, 시끄럽지만 속은 여린 조사를 읊는 자도 모두 인정했던 단 한명, 아니 단 하나의 미스테스 영시미아를 몸에 담고 있던 토치 사카이 유지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유지를 기다리던 샤나와 카즈미는 슬픔과 경악에 빠진다. 그러나 그녀들을 더욱 좌절하게 하는 것은 유지가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 유지는 이제까지 샤나와 아라스톨 등 플레임헤이즈들과 그렇게 막아내고 싸워왔던 최대의 홍세 무리 집단 ‘발마스케’의 수장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과거 기발한 아이디어와 통찰력으로 플레임 헤이즈들에게 힘을 실어줬던 미스테스 사카이 유지는 더 이상 샤나의 편이 아니다. 플레임헤이즈의 속박에서 샤나를 풀어내고자 스스로 샤나의 적이 되길 원한 사카이 유지. 유지를 너무도 좋아하지만 그렇기에 그를 죽여야 하는 숙명과 운명을 짊어진 샤나. 지금까지 누구보다 든든한 파트너가 되어 왔던 소년과 소녀는 서로에게 칼을 겨누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