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희는 중학교 때 추리작가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에 반해서 이름을 이가사 크리스티로 바꾸었다. 자그만한 독신자 아파트에서 혼자 살며 추리작가를 꿈꾸는 한강대학 일문학과 1학년생. 그녀는 방송사 혈전추리왕전에 나가 압도적인 점수차로 추리왕에 오른다. 김혁은 재수생. 역시 추리 써스펜스 비디오에 미쳐 고교시절을 보낸 덕분에 입시에서 쓴 맛을 보고 1년의 각고 끝에 지금 합격자 발표를 확인하고 있다. 역시 낙방이라는 전화의 목소리. 그는 올림픽 공원에서 울분을 삭이며 소주를 마시다가 발을 헛디뎌 바위에서 구르고 만다. 블랙홀로 빨려들어가 천국에 들어선 그는 저승사자로부터 자신의 과거와 미래를 영화로 보고 반성문을 쓰게 되어 있다. 잠시 전화를 받고 돌아온 저승사자는 천국 인사담당의 착오라며 김혁을 다시 살려서 돌려보낸다. 추락한 장소에서 정신을 차린 김혁이 집으로 돌아가자 가족들이 합격의 팡파레를 울리며 축하한다. 전화걸 때 당황한 김혁이 긴장한 나머지 수험번호를 잘못 말했기 때문에 생긴 일임을 알게 된다. 김혁은 TV추리왕전에서 챔피언에 오르는 이가사 크리스티를 눈여겨 보다가 그녀를 학교로 찾아가 만난다. 천국에서 본 영화에, 그녀가 자신의 대학졸업식에 와서 키스를 하는 장면을 기억해낸 그는 다짜고짜 이가사를 붙잡고 아는 체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