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재의 결혼식 날. 은재는 신랑의 손 대신, 사진사 무열의 손을 붙잡고 결혼식장을 뛰쳐나간다. 이날의 비극은 불과 하루 전 영훈의 불안한 마음을 송두리째 흔든 여자 때문이었으니... 은재와 영훈은 3년의 연애 끝에 결혼을 약속했다. 하지만 천재성향이 다분해서 현실성이 결여된 영훈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알뜰한 은재와의 결혼 하루 전, 뜻밖의 제의를 받게 된다. 사장 조카인 우경이 결혼식을 앞둔 영훈에게 '은재와의 결혼을 포기해라. 내가 당신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제안했던 것이다. 결혼식 날, 신부대기실에서 퀵서비스맨에게 영훈의 편지를 전해 받은 은재는 대타로 나온 무열의 손을 잡고 결혼식장을 뛰쳐나가게 된다. 이렇게 시작된 두 사람의 인연은 이후로도 질기게 이어지는데... 결혼식 당일날 꽉 막힌 도로 때문에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한 회사동료들은 물론이고 신혼부부라고 전세값까지 파격적으로 깎아준 주인집 노부부에게도 남편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 은재는 무열에게 집들이용 남편을 제안하게 된다. 은재는 영훈이 결혼식장에 나타나지 않은 이유가 우경 때문이고, 우경의 돈에 의한 것임을 듣고 절망한다. 하지만 이 믿을 수 없는 사실 앞에서 방황하던 은재는 영훈이 자신에 대한 사랑을 버리지 못했음을 확신하고 영훈을 되찾기 위해 돈을 벌리라 결심한다. 무열은 사업을 하는 아버지 품에서 아무 걱정 없이 자란 젊은이. 하지만 오늘의 그가 있게 된 이유가 있었으니...형의 죽음으로 정신을 몇 번씩 쥐었다 놨다 하는 어머니에게 '대체아'로 살아온 그가 자신 나름대로 다른 삶을 살고자 했던 것. 사진을 찍는답시고 아프리카 행을 꿈꾸던 그에게 청천벽력 같은 일이 벌어지고 말았으니, 그것은 바로 아버지 회사의 부도. 모든 재산이 넘어가고 별장까지 사채업자의 손에 넘어간 상황에서 무열은 형의 유골을 뿌렸다는 이유로, 별장을 삶의 유일한 끈으로 붙잡고 있는 엄마를 위해 별장을 되찾겠다 결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