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친구＞와 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의 가장 큰 차이점은 주요 등장인물 수의 변화와 그에 따른 다양한 스토리 전개다. 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 에서는 남자 인물 동수, 준석, 상태, 중호 네 사람 이외에 여자 주인공 진숙과 베이스를 치는 성애, 그리고 오르간을 치는 은지가 여고 3인방으로 등장한다. 은지는 부잣집 딸로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눈치를 보는 미워할 수 없는 애교 덩어리이고, 성애는 넉넉한 유산을 받은 홀어머니와 함께 사는 선 머슴애 스타일이며, 주인공 진숙은 불우한 가정 환경 속에서도 건강한 웃음을 가진, 만화 주인공 캔디와 닮아있다. 초든학교 시절 같은 반 이었던 남자 넷 중에, 당시 여자 반장을 했던 은지는 처음부터 왠지 전학 온 동수가 좋았다. 그런데 수년이 지나 여고의 학예회 공연장에서 싱어인 진숙을 처음 본 준석과 동수 그리고 상택은 그만 동시에 그녀의 매력에 쏙 빠지고 말지만 애써 내색을 하지 않는다. 어렵사리 마련된 미팅에서 중호는 보이쉬한 성애에게 필사적으로 자신을 어필하고 은지는 멋있게 성장한 동수를 보며 자신만의 왕자님이 되어 주길 꿈꾼다. 진숙을 사이에 둔 세 남자 녀석들 중 한명이라도 적극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했더라면 오히려 좀 더 편하게 고 3 시절을 보낼 수 있었겠지만, 그저 속앓이만 하던 세 남자들의 사랑은 우정이란 명분 아래 힘들게 꼬여만 갔다. 졸업을 앞두고 극장에서 벌어진 싸움 때문에 준석과 동수는 퇴학을 당하게 되고, 병석에 누워있던 준석 엄마의 죽음까지 겹치자 항상 강한 모습만 보였던 준석도 마음속에 커다란 구멍을 가지게 되고 이를 메우기 위해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고백한 후 진숙과 연인 사이로 발전하게 된다. 바람난 엄마의 가출과 항상 낙오자처럼 살아가는 아버지에게 화가 난 동수는 자신의 속상함을 위로해 줄 수 있을 거라고 믿었던 진숙이 준석과 짝이 되었음을 확인하고는 아예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기로 작정을 한다. 준석이 아버지를 배신했던 건달 조직의 음모로 마약 중독에 빠져 밑바닥 삶을 살게 되고, 어느 날, 언젠가는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 올 것을 믿으며 힘들게 그의 곁에 있던 진숙을 준석의 아버지가 불러 준석과 헤어질 것을 명령한다. 한편, 불법 착취 노예선에 타게 되었던 진숙의 아버지를 우연히 동수가 구해오게 되면서 동수와 진숙의 관계는 더욱 가까워지지만 마약을 끊고, 출감한 준석의 제의로 힘을 합치게 된 동수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점점 싸움패로서의 삶에 빠져들게 된다. 동수는 진숙과의 사랑은 결실을 맺지 못하고 건강이 악화 된 준석 아버지 때문에 원래는 준석이 감당키로 했던 자수까지 자신이 대신하게 된다. 출소 후 다시 준석과 손을 잡고 조직폭력의 세계로 들어선 동수, 진숙에 대한 연민과 준석에 대한 열등감으로 준석과 은연중 경쟁하려 하지만 이미 아버지의 뒤를 이어 조직의 실세가 돼 있는 준석이 동수에게는 버거운 상대다. 어느덧 대학을 졸업하고 신문기자가 돼 있는 상택은 검찰의 조직폭력 소탕 소식에 귀를 기울이고 동수는 준석의 조직에서 독립한 상곤의 부름을 받고 동수와 등진 사이가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