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 직업감독
- 생년월일1938-11-28
- 성별남
소개
1970년대에 로버트 알트먼과 함께 가장 좌파 진영에서 영화를 만든 이를 꼽으라고 한다면 당연히 마이클 리치가 거론될 것이다. <대통령 후보자 The Candidate>(1972)는 하버드대 출신의 평범한 청년이 시의회 선거의 보잘것없는 운동원으로 시작해서 대통령의 후보에 이르는 기상천외한 과정을 풍자적으로 담았다. 이 시기에 만든 <활강 선수 Downhill Racer>(1969) <미소 Smile>(1975)는 미국의 좌파 이론가인 더글러스 켈러의 시각에 따르면 급진적인 성향을 띠면서도 전통주의적인 틀 내에서 작업하는 영화들이다. 그러나 80년대에 들어와서는 그도 좀 사회적 적응을 한다. <못다한 사랑 An Almost Perfect Affair>(1979)은 젊은 미국 영화감독과 매력적인 이탈리아 제작자 부인 사이에 벌어지는 사랑을 풍자적으로 그렸다. 로버트 알트먼의 <플레이어>처럼 영화를 둘러싼 이야기 속에 풍자의 칼이 숨어 있기는 하지만 70년대 중반의 성향에서 많이 벗어난다. 에디 머피를 주인공으로 한 <골든 차일드 Golden Child> (1986)는 악으로부터 인간 세상을 구할 골든 차일드를 찾아 에디 머피가 종횡무진 활약하는 엉뚱한 코미디영화다. 정신병동의 코미디인 <비밀의 목소리 The Couch Trip>(1988)나 실직자 매튜와 윌리엄스의 끝없는 쫓김을 다룬 <생존자들 The Survivors>에도 세상을 삐딱하게 보는 시각은 들어 있지만 풍자의 경지에 이르지는 못한다. 아마도 그의 걸작은 <활강 선수> <대통령 후보자> <미소>의 시대에 멈추고 있으며 80년대 중반의 작품들은 대개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평을 받았다. 1993년 <쿨 러닝 Cool Run-nings>(1993)에 바탕이 되는 이야기를 구성함으로써 예전의 감각이 되돌아왔다는 평가를 받기는 했지만 정작 자신이 영화로 만들지는 못했다. <쿨 러닝>의 황당한 이야기 속에는 원래 마이클 리치가 오랫동안 간직했던 인간에 대한 신념과 미국사회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었던 것이다. 마이클 리치 자신도 야구 이야기인 <스콧 The Scout>(1994)을 만들어 보기도 했지만 신통치 않았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꿈을 간직한 70년대식 좌파 감독이다. [씨네21 영화감독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