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 성별남
소개
“죽을 때 이 영화 DVD를 관 속에 넣고 가고 싶어요.” <미녀는 괴로워>의 노은희 프로듀서는 안무가로 참여한 무용학원 더 댄스의 곽용근 원장의 말에 미안한 마음까지 들었다. CF계에서 너무나 유명한 이 안무가를 모시면서도 넉넉한 개런티를 주지 못해 불편한 마음이었는데 도리어 결연한 자세까지 보였으니 말이다. 실제로 곽 원장은 이 영화에서 아미(서윤)의 댄스와 제니(김아중)의 몸동작까지, 그리 많지 않은 분량임에도 고민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실 영화 경력으로만 따지면 곽용근 원장은 신인급 안무가다. 2005년 <소년, 천국에 가다>로 시작해 <천하장사 마돈나> <미녀는 괴로워>에 참여했고, 현재 <모던보이>를 준비하는 정도니까. 그러나 눈을 CF계로 돌리면 얘기는 달라진다. MBC무용단 수석무용수를 오래 지낸 그가 과거 삼성 마이젯 프린터 광고에서 전지현으로 하여금 신들린 몸놀림을 하게 했고, 지오다노 광고에서 정우성과 고소영의 상큼한 댄스를 만들었으며, 최근에는 휴대폰 광고를 통해 박기웅의 ‘맷돌춤’을 창안한 당사자라는 설명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은가.
그런 그가 “터무니없는 개런티”(노은희 PD)에도 헌신적으로 영화에 임한 것은 “이야기와 춤, 음악이 결합되는” 영화에 흥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가 영화에 대해 달뜬 열정만을 갖춘 것은 아니다. <모던보이>를 준비하면서 정지우 감독은 그를 ‘유닛 디렉터’라 부르며 춤장면에 관한 한 그에게 연출의 상당 부분을 맡길 계획이다. <미녀는 괴로워> 때도 그는 카메라 앵글, 컷, 조명 등에 관한 뚜렷한 방법론을 보여줬다. 그가 “춤장면에 관해서만큼은 필름작업이 자신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광고 일을 하면서 김규환 감독(유레카필름프로덕션 대표)에게 스스로 연구해서 장면을 만들고, 이를 필름에 담아낼 수 있게끔 배웠기 때문이다. “영화 안무가는 단지 춤만 알아서는 안 된다. 촬영방법뿐 아니라 내러티브를 이해해야 한다”는 곽 원장의 지론은 이러한 데서 비롯됐다. <모던보이> 초반 김혜수가 스윙댄스를 추는 장면과 중반 “안무도 아니고 연기도 아닌” 장면을 통해 “아주 독특한 세계를 보여주겠다”고 장담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