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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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푸드 스타일링 회사 푸드 앤 컬쳐 코리아의 주된 활동 영역은 바로 광고. 온갖 종류의 먹을거리 CF와 잡지에 게재되는 음식 사진, 요리책에 제시되는 사진 촬영을 위해 좀더 먹음직스럽게 음식을 세팅하는 것이 일이다. 영화와 연을 맺게 된 것은 <왕의 남자>. 아무래도 사극인지라 궁중음식에 대한 전문적인 조예가 필수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어떤 작품보다 남다른 의미를 지닌 건 허영만의 동명 요리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식객>이다. 영화제작 초반의 프리 프로덕션 단계부터 밀접하게 관여했고, 촬영 기간 내내 현장에 붙어 있었으며, 후반 사운드 믹싱이며 포스터 촬영까지 작업을 이어갔다. 감독 이하 연출부와 미술부와 함께 필요한 음식이 무엇인지를 체크한 뒤, 그 음식의 색감은 무엇이고, 고유의 특징이 무엇인지를 브리핑했다. 그리고 감독은 그에게 특별히 그 음식이 드라마상에서 차지하는 의미가 무엇이고, 어떤 식의 느낌을 비주얼상으로 주었으면 좋을지를 주문했다. 촬영이 들어간 뒤에는 사전에 만들 수 있는 것은 미리 준비하되, 신선함이 관건인 대부분의 요리들은 반조리 상태로 재료를 공수한 뒤 즉석에서 만들어냈다. 요리사를 연기해야 했던 배우들에게 각종 도구를 다루는 방법 등을 교육하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극중에서 봉주(임원희)가 만드는 도미를 이용한 궁중요리를 먹음직스럽게 스타일링하기 위해 스무 마리도 넘는 도미를 잡아야 했고, 연두색·분홍색·노란색에 이르는 삼색면발을 만들었다. 주연배우가 아름답게 보이도록 의상팀장과 조명감독, 촬영감독이 혼신의 힘을 기울이듯 음식에 신경을 썼으니, 유난히 그 모양을 살리는 게 힘들었던 도미가 화면 안에 너무 예쁘게 나온 것이 더없이 기쁠 수밖에. 성찬(김강우)이 만드는 육계장도 쉽지 않았다. 폼 안 나는 음식의 은은한 멋을 살리기 위한 방법을 사방으로 수소문한 끝에 10개의 놋그릇을 밤새도록 수세미로 문질렀다. 기본 10명의 인원이 함께 현장에서 움직였고, 최대 25명이 동원된 적도 있었다니 그 규모도 만만찮다. 결국 영화 속 음식이 등장하는 장면이 80%는 족히 될 만한 영화를 위해, 자잘한 반찬까지 따지면 200여 가지에 달하는 요리를 만들었다. 과연 그 정도면 촬영감독, 미술감독, 음악감독 등에 이어 전문성과 권위를 인정하는 ‘감독’의 호칭을 듣기에 손색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