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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수 (Seo Jungsoo)

참여작품 평점평균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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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6

기본정보

  • 직업배우
  • 성별

소개

인터뷰가 다 끝나갈 즈음 서정수(21)씨가 툭 한마디 한다. “있잖아요. 농구 얘기는 꼭 써주세요.” 고3 시절, 아디다스배, 국민대배, 한체대배 등 전국의 이름있는 길거리 3 대 3 대회를 거의 휩쓸다시피 한 아마추어 농구팀의 가드였다고 힘줘 말한다. 길쭉한 팔다리를 보니 얼른 상상은 가지만, 아니 그래도 이제부터 배우 할 사람이 연기보다 농구 실력을 더 인정받기를 원하느냐고 핀잔 줬더니 영화 속 필덕이처럼 애매한 표정으로 실실 웃기만 한다.
안동 출신의 양반집 자제가 배우를 결심한 건 세살 위 누나가 옆구리를 찔렀기 때문이다. “연예계에 관심이 많은” 누나가 자기 대신 그의 마음에 불을 놨고, 서울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공부는 뒷전에 두고 연기에 재미를 붙였다. 재수를 하면서 대학로 연극 축제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아는 연극 선생님의 소개로 <고필덕>의 최정식 감독을 만나 캐스팅됐다.
“그런 애들 있잖아요. 학교 같은 단체에서 보면 밉지 않은데도 뭔가 이상한 애요. 대화하려면 막 짜증나는데 그렇다고 또 뭐라 하기도 그렇고. 순진하기도 하고 사회에 때가 안 묻은 것 같기도 하고. 자기 생각이 중심이고 남들이 보면 뭔가 사회와 안 맞는 것 같은…. 감독님이 그러는데 필덕이는 찌질한 애래요.” 서정수씨가 설명하는 <고필덕>의 주인공 고필덕이다.
필덕은 분명 사회 미숙아에 가깝지만, 그는 보는 사람이 뭔가 더 알아야 한다는 마음이 들 만큼 기이한 캐릭터다. 연출의 역량도 컸겠지만 이 영화에서 배우의 이미지는 절묘하게 극중 역할과 맞아떨어진다. 서정수씨는 “저는 원래 자연스러운 걸 잘 못해요”라며 혹은 같이 연기를 하는 여자친구의 지적에 수긍하여 “손 처리가 너무 익숙지 않아요”라며 고개를 떨어뜨린다. 하지만 “설경구씨처럼 에너지 강한 배우가 되고 싶다”는 본인의 바람과는 무관하게 그에게서는 양식적인 능숙함 대신 저절로 되어가는 비상한 몸의 연기법을 보여줄 만한 가능성이 보인다. “감독님이 편집하다 봤다는데요, 컷 소리만 나면 제가 감독님쪽을 보고 눈치를 살피더래요. (웃음)” 그는 자신의 연기가 아직 부끄럽다.
<극장전>과 <생활의 발견>의 김상경의 연기를 보고 오라는 것이 감독이 내준 숙제 중 하나였는데, 그는 아직까지도 왜 그걸 보고 오라고 했는지 정확히 모르겠다고 털어놓는다. 다만 필덕이를 연기할 때 “정말 머리가 터질 뻔했다”고 반복해서 말한다. <극장전>의 동수를 연기할 때 김상경 같은 전문 배우 역시 같은 말을 했다는 사실을 이 신인배우는 과연 알까? 그는 자기의 신비한 몸의 재주가 얼마나 하기 어려운 역할을 해낸 건지 아직 모른 채 순수한 표정으로 어리둥절해하고 있다.

참여작품 (1)

사진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