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조지 판 코스마토스는 그가 구사하는 6개 국어 만큼이나 다양한 국가에서 활동한 다국적 감독이기도 하다. 외교관을 지망하여 런던대학에서 국제법을 전공한 후 런던 국립영화학교에서 영화제작일을 배운 그의 개인적 이력 못지 않게, 영화적 작업경력 또한 상당히 다양하고 국제적이다.

TV광고물과 1961년 <영광의 탈출>, 1965년 <희랍인 조르바>의 조감독을 거쳐 프랑스·이탈리아 합작영화 <전쟁의 사자들 Massacre in Rome>(1973)로 영화계에 데뷔했다. 1976년 계속해서 다국적 자본과 캐스팅으로 구성된 <카산드라 크로싱 The Cassandra Crossing>을 발표했는데 유럽대륙을 관통하는 특급열차에 세균이 번지고 이를 막기 위해 국제적인 첩보전이 전개된다는 설정의 이 영화는 소피아 로렌, 리처드 해리스, 버트 랭커스터, 마틴 신과 같은 국제적인 스타들을 기용하여 여러 나라 관객의 구미에 맞추려는 시도이기도 했다.

당연히 감독의 이러한 ‘다국적성’은 글로벌 전략을 추구하는 할리우드 제작자들의 입맛에도 맞는 것이었고, 코스마토스는 활동무대를 할리우드로 옮겨 본격적인 상업영화 연출에 나선다. <람보: First Blood>(1985) <코브라 Cobra>(1986) <레비아탄 Leviathan>(1989) <툼스톤 Tombstone>(1993) 같은 그의 필모그래피가 말해주듯 할리우드로 옮겨온 이후의 영화들은 한결같이 스타들에 기댄 그저 그런 상업영화들의 행진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싫든 좋든 한길로 내달려가는 다이내믹한 액션묘사를 등에 업고 그나마 코스마토스는 부침이 심한 다른 상업감독보다는 비교적 고른 흥행성적을 거두는, 완성도에서도 표준, 흥행에서도 표준의 길을 걸어왔다고 하겠다. / 영화감독사전, 1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