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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 네어 (Mira Nair)

1957-10-15

참여작품 평점평균

씨네215.8

/

네티즌6.7

기본정보

  • 다른 이름미라 네이어
  • 직업감독
  • 생년월일1957-10-15
  • 성별

소개

미라 네어는 일년에 400편 이상의 영화를 생산하는 영화대국 인도에 오랜만에 나타난 새로운 감독이자 여성감독이다. 이미 샤트야지트 레이나 므리날 센이 세운 유구한 영화전통을 지닌 인도에서도 여성감독의 존재는 희귀하다. 네어의 출세작인 <살람 봄베이 Salaam Bombay>(1988)는 한동안 주춤했던 인도영화의 부활을 알리면서 여성감독이 독립영화의 정신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57년 인도의 오리사라는 소읍에서 태어난 네어는 18살에 미국으로 가 하버드에서 수학했고 영화로 인생목표를 바꾼 후 20분 분량의 짧은 흑백기록영화인 <자마 마시드 스트리트 저널 Jama Masjid Street Journal>(1979)을 만들었다. 네어 스스로 ‘인상주의 초상화’라고 표현한 이 영화는 힌두국가인 인도에서 회교도들이 사는 지역인 델리 지역의 여성들의 증언을 기록한 일기에 가깝다. 뉴욕에서 잠시 편집조수로 일한 후에 만든 또 한편의 기록영화 <인도에서 멀리 So Far From India>(1982)는 미라 네어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돈을 벌기 위해 미국에 온 인도인 아쇼크는 아내의 출산을 계기로 잠시 귀국하는데 고향 사람들은 아쇼크에게 대단한 기대를 걸고 있다. 아쇼크의 귀국길을 동행 취재한 미라 네어의 카메라는 짧은 미국 체류 동안 벌써 미국적 가치관을 받아들인 아쇼크와 고향 사람들의 전통적인 집산주의 의식간의 미묘한 차이를 담는다.

<인도 카바레 India Cabaret>(1985)는 봄베이의 나이트클럽에서 일하는 스트립 댄서들과 그들을 찾는 남자 고객의 일상을 추적한 기록영화다. 스트립 댄서들은 천대받고 남성고객들의 부인들은 존경받지만 인도에서 이 두 계층의 여성들의 삶은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이 영화는 85년 10월 뉴욕의 아시아 소사이어티에서 처음 공개된 후 ‘관음적’이라는 비판과 ‘여성 삶에 대한 진짜 묘사’라는 찬사를 동시에 받았다. 아들을 낳기 위해 성별 검사를 받는 임산부에 관한 기록영화 <태어날 아이의 원하는 성별 Children of a Desired Sex>(1987)을 만든 후 미라 네어는 극영화 데뷔작 <살람 봄베이 Salaam Bombay>(1988)를 찍었다.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네어는 봄베이 거리의 아이들과 함께 살다시피 하면서 거리에서 숙식했으며 인터뷰 자료를 모아 시나리오를 구성하고 실제 거리의 아이들을 캐스팅했다. 봄베이 사창가에서 차배달을 하는 소년 크리슈나는 고향에 돌아가고 싶지만 모은 돈을 친구에게 도둑맞으면서 스스로 도둑질에 가담하고 감화원에 끌려가기도 하며 살인까지 저지른다. <살람 봄베이>는 루이스 브뉘엘의 <버려진 아이들>, 헥토르 바벤코의 <픽소테>처럼 거리의 버려진 아이들의 삶을 날카롭게 파고든다. 네어의 영화가 선배들의 것과 다른 것은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 양식을 현대적으로 복원한 것 같은 비범한 수준의 사실성이다. 비토리아 데 시카의 <자전거 도둑>처럼 <살람 봄베이>의 일부 장면, 장례식 장면과 힌두 축제 장면은 거리에서 우연히 포착한 것이지만 이 영화에 지울 수 없는 인상을 남겨놓았다.

<살람 봄베이> 이후 네어는 흑인 남성과 인도 여성의 사랑을 담은 <미시시피 마살라 Mississippi Masala>(1992), <페레즈 패밀리 Perez Family>(1995), <카마수트라 Kama-sutra>(1996)를 연출했다. 덴젤 워싱턴이 출연한 <미시시피 마살라>는 그런 대로 수준을 지켰지만 마이애미에 사는 쿠바 가족의 이야기인 <페레즈 패밀리>는 인도 외의 다른 사람들의 삶에 대한 네어의 묘사력이 보편적인 호소력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줬고 비교적 높은 제작비로 만든 <카마수트라 Kamasutra>(1996)의 결과는 재앙에 가까웠다. 기록영화감독 출신인 네어는 조금씩 자신의 영화에서 기록영화의 스타일을 지워가고 있지만 <
카마수트라>의 상투적인 형식은 그의 재능이 기록영화적인 것임을 방증한다. 미라 네어의 영화에 나타난 인도는 힌두교, 요가, 카스트의 나라 인도를 그저 외형만 포착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내밀하고 진실한 삶의 꺼풀을 드러내는 것이다. <b>[씨네21 영화감독사전]</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