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대표작 <클럽 싱글즈> <금지된 사랑>

록그룹 펄잼이 그들의 음악을 들려줄 뿐 아니라 짧지만 간단한 대사까지 읊조리는 영화가 있다. 국내에서는 카페나 식당에서 자주 보는 푸른색 대형 포스터로 더 유명한 영화 <클럽 싱글즈>. 음악잡지 <롤링 스톤>의 객원기자였고 무명시절의 록그룹 펄잼을 ‘발견’하여 이미 자신의 영화 <클럽 싱글즈>에 기용할 만큼 음악에도 혜안이 있는 감독 카메론 크로는 원래 각본가 출신이다.

캘리포니아 팜 스프링에서 태어난 그는 고등학생이었던 15살 때 이미 잡지 <롤링 스톤>에 음악 관련 기사를 기고하면서 타고난 글재주를 선보인다. 고등학교 두곳, 대학 두곳을 전전할 만큼 공부에는 관심이 없는 그였으나 불과 몇년 뒤인 1982년에 그의 첫번째 소설 <리치몬드 연애 소동 Fast Times at Rigdgemont High>(1982)을 발표했고 이것은 에이미 해커링 감독에 의해 영화화됐다.

후 <와일드 라이프 Wild Life>(1984)의 각본가를 거쳐 크로는 1989년 <금지된 사랑 Say Anything으로 감독 데뷔를 한다. 존 쿠색 주연의 역시 청춘 코미디물인 영화는 이상형인 연인을 사랑하는 십대의 첫사랑을 매력적으로 그려낸 만족할 만한 코미디물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1992년 발표한 <클럽 싱글즈 Singles>(1992)는 얼터너티브 록의 산실 시애틀이 자랑하는 펄잼, 앨리스 인 체인스, 사운드 가든 멤버들이 대거 출연하는 매력적인 사운드로 가득 찬 청춘 로맨스물. 각각의 부제가 붙은 색다른 구성에 위트 넘치는 대사들이 줄을 잇는다. 최근작 <제리 맥과이어 Jerry Maguire> (1996)는 톰 크루즈 주연의 이색 스포츠 드라마로 아카데미 작품상에도 노미네이트된 대작이었다. 미식 축구선수와 그의 에이전트의 사진 한장에서 영감을 얻어 각본을 썼다는 크로는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위원회가 좋아하면서도 상업적인 흥행이 가능한 드라마 감독으로서의 자질을 입증한 셈이다. 자신의 속마음까지도 다 공개하는 수다스러운 듯 보이는 주인공들, 관객의 예측을 불허하는 엉뚱한 대사들과 이야기 전개 그리고 주인공들의 내적 욕망과 표면적인 상황의 불협화음이 빚어내는 아이러니한 웃음은 크로 감독만이 지닌 독특한 특징. 이는 할리우드의 주류 상업영화 관습에 크게 어긋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색깔을 견지하려는 자의식 강한 카메론 크로의 모습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 영화감독사전, 1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