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 직업감독
- 생년월일1948-11-20
- 성별남
소개
성균관대 경상대학 졸업. 1975년 신필름 연출부에 들어갔고 1980년 방송사에서 <베스트셀러극장>과 <암행어사> 시리즈를 연출했다. 80년대 거의 1년에 한편씩 영화연출을 하면서 테크니션이라는 평을 들었으나 그의 영화세계가 꽃핀 건 <301·302>(1995)부터라는 게 일반적 평가. 90년대 초까지 그는 관습적인 멜로드라마를 주로 연출했으며 작가라기보다 적은 예산으로 빨리찍는 고용감독이었다. 그러나 관습적 영화찍기에 한계를 느낀 그는 미국에 건너가 뉴욕 독립영화인들의 모습을 보고 돌아와 자기 영화사를 차렸고 이전과 다른 작업을 시도했다. <301·302>가 해외에서 상업적 성공을 거둔 것을 계기로 그는 국내 흥행에 집착하지 않고 자기 스타일로 찍는 영화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10일 만에 촬영을 끝낸 <학생부군신위>(1996)가 몬트리올영화제에서 예술공헌상을 받으면서 박철수 감독의 입지는 확고해졌다. 특정한 주제에 집착하는 대신 제작방식에서 자기 스타일을 찾은 그는 90년대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중견감독 가운데 한사람이다.
<301·302> 이전에 만든 그의 대표작으론 <어미>(1985) <안개기둥>(1986) <오늘 여자> (1989) 등이 있다. 김수현이 시나리오를 쓴 <어미>는 납치된 뒤 윤락가에 팔아넘겨진 딸을 찾는 어머니의 복수극. 일상성 추구라는 박철수의 미학적 신조대로 집안의 일상풍경을 잡아낸 이미지커트가 뛰어난 대신 드라마가 너무 감정적으로 흘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종상 작품상을 받은 <안개기둥>은 권태로운 부부의 일상을 배경으로 자아를 찾아가는 여성의 모습을 그린 작품으로 이는 <오늘 여자>에서 한발 더 나간다. 권태로운 일상은 남자의 불륜을 통해 균열을 드러내고 아내는 결국 그곳에서 탈출한다. 조성기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우리시대의 사랑>(1994)은 <301·302>의 예고편 같은 작품이다. 혼란스럽지만 막무가내로 밀고 가는 박철수의 실험정신을 예감케 한다. <301·302>는 음식을 모티브로 두 여자의 욕망을 풀어간 작품. 한 여자는 욕망을 공격적으로 풀고, 다른 여자는 퇴행적으로 푼다. 이 영화는 뉴욕과 시애틀에서 개봉했으며 미국, 일본 등에서 비디오로 출시됐다. <학생부군신위>는 감독 자신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아버지의 장례식을 관찰하는 영화다. 거의 대부분의 장면을 들고찍은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 같은 생동감과 현장감이 돋보인다. <산부인과>(1997)는 <학생부군신위>의 연장선상에 있다. 스타일면에서 별 차이가 없는데 산부인과를 둘러싼 여러가지 이야기를 자유분방한 방식으로 펼쳐보인다. 재일동포 작가 유미리의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가족시네마>(1998)는 일본에서 재일동포와 일본배우를 써서 찍었다. 영화를 찍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가족 내부의 문제들을 두대의 카메라로 담은 이 영화 역시 드라마적 틀에 얽매이지 않는 박철수 영화의 특징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아쉬운 것은 그가 끊임없이 스타일의 혁신을 추구하면서도 감독으로서의 철학을 드러내는 데 인색하다는 점이다.
끊임없이 영화적 실험을 추구한 그는 자본권력에서 자유로운 독립영화를 제작하며 신인발굴과 더불어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하며 꾸준히 연출활동을 이어나갔다.
2013년 1월 19일 음주운전 차량에 치이는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하였다. 향년 65세.